잠언에 나타난 간음, 근면, 언어, 술에 대해서
1. 잠언서에서 가르치는 언어에 대해서
1) 금해야 할 말
* 거짓말(6:16-17, 10:18, 12:19,22, 17:4,7, 19:5,9,22, 21:6, 26:28 등)
* 중상모략(10:8, 30:10 등)
* 비방(11:13, 16:28, 17:9, 18:8, 20:19, 26:20,22 등)
* 말을 많이 함(10;8,10,19, 17:28, 18:2, 20:19 등)
* 거짓 증거(12:17, 14;5,25, 19:5,28, 21;28, 25;18 등)
* 조롱(13;1, 14:6, 15;12, 17:5, 19:29, 21;11, 22;10, 24;9, 30;17 등)
* 거친말(패역한 말,분별없는 말,거친 말,악한 말,교활한 말)
(13:31,32, 12;18, 13:3, 14:3, 15;1,28, 17:4, 19:1,28 등)
* 자만(17:17, 20:14, 25;14, 27:1-2 등)
* 말다툼(13:10, 15:18, 17:14,19, 19:13, 20:3, 21:9,19, 22;10, 25;24, 26:17,20-21, 27:15 등)
* 속임(7:19-20, 12:2, 15:4, 25:23 등)
* 아첨(26:28, 28:23, 29:5 등)
* 어리석은 말(14:7, 15:2,7-14, 18:6-7 등)
2) 해야 할 말
* 격려의 말(10:11,20,21, 12;14,18, 15:4, 18:4,20-21 등)
* 지혜로운 말(10:13,31, 14:3, 15:2,7, 16;10,21,23, 20:15 등)
* 절제된 말(10;19, 11;12, 13;3, 17:27 등)
* 때에 알맞은 말(10:32, 12:25, 15:1,4,23, 16:24, 25:11,15 등)
* 진실한 말(12:17,1922, 14;5,25 등)
* 꼭 필요한 말(13;3, 15:28, 16;23, 21:23 등)
2. 잠언서에서 말하는 순결에 대해서(5장만 예로 들음, 6:20-7장도 같은 내용)
1) 음녀의 위험성(5:1-8)
"내 아들아 내 지혜에 주의하며 내 명철에 네 귀를 기울여서 근신을 지키며 네 입술로 지식을 지키도록 하라"(1-2).
솔로몬은 젊은이들에게 거듭하여 지혜를 소유하라고 권한다. 본문에서 말하는 지혜, 명철, 근신, 그리고 지식은 모두 같은 말로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영적인 분별력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지혜에 대한 귀중함을 쉽게 잊기 때문에 이렇게 거듭해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항상 삼가서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을 따라 살도록 힘써야만 한다.
"대저 음녀의 입술은 꿀을 떨어뜨리며 그 입은 기름보다 미끄러우나 나중은 쑥같이 쓰고 두 날 가진 칼 같이 날카로우며, 그 발은 사지로 내려가며 그 걸음은 음부로 나아가나니, 너는 생명의 평탄한 길을 찾지 못하게 될 것이라. 그녀의 길은 변화무쌍하여 그 길을 알 수 없도다. 그런즉 아들들아 나를 들으며 내 입의 말을 버리지 말고 네 길을 그에게서 멀리하라. 그 집 문에도 가까이 가지 말라."(5:3-6)
솔로몬은 젊은이들에게 성 문제에 대해서 지혜롭게 처신하는 길을 가르쳐 준다. 젊은이들은 이성에게 쉽게 유혹을 받고 무분별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교훈이 필요하다. 음란한 여인은 남자를 유혹하는 일에 능숙하다. 그녀의 말은 마치 꿀과 기름과 같이 매력적이어서 듣는 사람을 유혹한다. 젊은이들은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 잠시 쾌락을 누린 결과로 얼마나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지를 잘 알아야 한다. 음녀와 함께 잠시 쾌락을 즐긴 사람들은 곧 쑥을 먹은 것 같은 쓰디쓴 경험을 하게 되고, 날카로운 칼에 베인 것 같은 마음과 영혼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음녀는 남자를 유혹하여 결국에는 파멸로 이끌기 때문에 그녀의 유혹에 넘어간 사람은 사망과 영원한 파멸에 빠지게 되고, 진리로 가는 평탄한 생명의 길을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음녀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그녀들은 수단이 너무나 뛰어나서 유혹하는 방법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음녀를 피하기 위해서 성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명심하고 처음부터 이러한 여인을 가까이 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2) 간음의 결과(5:9-14)
"두렵건대 네 존영(명예)이 남에게 잃어버리게 되며, 네 수한(솨나; 세월)이 잔포자(아크제리; 잔인한 자)에게 주게 될까 하노라. 두렵건대 타인이 네 재물로 충족하게 되며, 네 수고한 것이 외인의 집에 있게 될까 하노라. 두렵건대 마지막에 이르러 네 몸, 네 육체가 쇠패할 때에 네가 한탄하여 말하기를 내가 어찌하여 훈계를 싫어하며 내 마음이 꾸지람을 가벼이 여기고 내 선생의 목소리를 청종치 아니하며, 나를 가르치는 이에게 귀를 기울이지 아니하였던고, 많은 무리들이 모인 중에서 모든 악에 거의 빠지게 되었었노라 하게 될까 하노라."(9-14)
솔로몬은 젊은이들이 음녀를 가까이 했을 때에 지불해야 될 크나 큰 대가를 설명하면서 젊은이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음녀를 멀리 할 것을 권하고 있다. 1) 명예를 잃고 사람들에게 수치를 당하게 된다. 2) 귀중한 시간과 힘을 낭비하게 된다. 3) 힘써 노력하여 번 재물과 열매를 다른 사람에게 소유하고 사용하게 된다. 4) 건강을 해치게 된다. 5) 양심의 고통으로 인해 후회하는 인생을 살게 된다.
3) 아내를 귀하게 여기라!(5:15-20)
"너는 네 우물에서 물을 마시며 네 샘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라. 어찌하여 네 샘물을 집 밖으로 넘치게 하겠으며 네 도랑물을 거리로 흘러가게 하겠느냐? 그 물로 네게만 있게 하고 타인으로 그것을 나누지 말라.(15-17)"
솔로몬은 음녀를 멀리하고 자기 아내(네 우물)와 사랑을 나눌 것을 권한다. 남편은 자기 아내로 만족해야 한다. 자기 아내를 버리는 일은 자기 샘물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자와 같다. 요즘 사람들은 이혼을 쉽게 하고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주장하지만, 솔로몬은 성생활은 결혼이라는 책임을 가진 테두리 안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네 샘으로 복되게 하라. 네가 젊어서 취한 아내를 즐거워하라. 그는 사랑스러운 암사슴 같고 아름다운 암노루 같으니, 너는 그 품을 항상 족하게 여기며 그 사랑을 항상 연모하라. 내 아들아 어찌하여 음녀를 연모하겠으며 어찌하여 이방 계집의 가슴을 안겠느냐?"(18-20)
솔로몬은 젊어서 얻은 자기 아내를 복되게 하고 그녀를 즐거워하라고 말한다. 젊어서 얻은 아내는 하나님이 주신 아내이기 때문에 그에게 축복이 된다(말 2:14). 왜냐하면 음녀는 남자를 이용하기 위해서 가까이 하지만, 젊어서 얻은 아내는 순수한 마음으로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아내는 남편에게 있어서 마치 사랑스런 암사슴과 암노루와 같다. 성도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일평생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 1) 아내는 하나님이 자기에게 주신 축복이기 때문. 2) 자기가 그녀를 선택하고 일평생 같이 할 것을 약속했기 때문.
4) 성적인 범죄는 하나님 앞에 죄를 짓는 일이다(5:21-23).
"대저 사람의 길은 여호와의 눈앞에 있나니 그가 그 모든 길을 평탄(감찰)케 하시느니라. 악인은 자기의 악에 걸리며 그 죄의 줄에 매이나니 그는 훈계를 받지 아니함을 인하여 죽겠고, 미련함이 많음을 인하여 혼미하게 되느니라."(21-23)
솔로몬은 자기 아내를 버리고 음녀를 가까이 하는 자는 하나님의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사람의 모든 행위는 하나님 앞에서 숨길 수 없다. 따라서 하나님은 그가 행한 모든 악한 일을 감찰하고 아실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자기 행위를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할 때에 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렘 23:23-24). 성도들은 죄를 지을 때에 하나님의 심판을 의식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악을 행하고 죄를 지은 자는 넘어지고 얽매이게 하신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자는 사망에 이르게 되고, 심히 미련하게 되어 마침내 분별력을 잃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성적인 범죄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행위를 하보고 계시며, 우리의 행위에 대해 하나님의 공정한 심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3. 잠언서와 근면에 대해서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개미는 두령도 없고 간역자도 없고 주권자도 없으되 먹을 것을 여름 동안에 예비하며 추수 때에 양식을 모으느니라."(6:6-8)
솔로몬은 게으름에 대해서 경고한다. 젊을 때의 게으름은 일평생 그를 가난하게 만들 수 있다. 솔로몬은 게으른 자에게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배우라고 말한다. 자연 만물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지혜가 나타나 있다. 주님께서 가르치실 때에도 "공중의 새를 보라"고 하셨고(마 6:26),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고 하셨다(마 10;10). 이것은 자연 만물 속에 계시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라는 것이다. 게으른 자는 개미만도 못한 사람이다. 인간은 모든 만물을 부지런히 관리해야 할 위치에 있는 존재이다. 그러나 게으른 인간은 자신의 역할을 열심히 감당하는 피조물보다 못하다. 이러한 자는 피조물을 통해서 교훈을 받고 돌이켜야 한다. 솔로몬은 게으른 자가 개미에게 배울 두 가지 사실을 언급한다. 1) 개미는 감독하는 자가 없어도 자발적으로 부지런히 일을 한다. 개미는 전체를 위해 자발적으로 쉬지 않고 일한다. 게으른 자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자발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는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기 때문에 일에 능률도 오르지 않고 남보다 더 힘들게 느끼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누구든지 여호와의 일을 태만히 한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렘 48:10). 2) 개미는 장래를 위해 미리 준비한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여름에 추수를 한다. 개미는 여름에 양식을 거두어 겨울을 예비한다. 그러나 게으른 자는 자기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인생의 겨울이 오게되면 양식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굶주리게 되고 남의 도움을 받고 살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된다. 젊었을 때에 미래를 위해서 준비하고 씨를 뿌리지 않는 자들은 장년이 되어도 거둘 것이 없게 된다. 또한 미련한 자는 내세를 위해 준비하지 않는다. 이러한 자들은 죽은 후에 아무 것도 거둘 것이 없게 될 것이다. 우리는 특히 젊었을 때에 부지런히 심고 씨를 뿌려야 한다.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눕겠느냐? 네가 어느 때까지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눕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 같이 이르리라"(6:9-11)
솔로몬은 일하지 않고 잠만 자며 세월을 허송하는 자를 책망한다. 게으른 자는 타성에 젖어서 일하기도 싫어하고 결단을 내리기도 싫어한다. 그러나 지혜는 이러한 게으른 자를 용납하지 않고 엄하게 책망한다. 왜냐하면 지혜는 게으른 자의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일하지 않고 잠을 자는 게으른 자는 강도와 군사들이 침입하고 모든 재물을 빼앗아 가듯이 강제로 가난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은 게으른 것이 당장에는 좋아 보이지만 그것은 가난해 지는 지름길임을 알고 부지런히 일해야 한다.
"부지런한 자의 손은 사람을 다스리게 되어도 게으른 자는 부림을 받느니라(12:24)."
재능이 있는 사람이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부지런한 노력이 없으면 그 재능은 무가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근면하지 못한 사람은 결국에는 인내와 근면으로 일하는 사람의 다스림을 받게된다. 구원은 은혜로 받지만 번영과 풍족은 근면함으로 받는다.
"게으른 자는 사냥한 것도 굽지 아니하니 사람의 부귀는 부지런한 것이니라(12:27)."
게으른 자는 식물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고 이미 있는 식물을 요리하여 음식을 만들기도 귀찮아한다. 무릇 게으른 자는 그가 가지고 있는 것도 가치 있게 사용하지 못한다. 그러나 부지런한 사람은 작가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 부지런히 노력하고 또 노력하여 얻은 것을 가치 있게 사용하기 때문에 마침내 부귀를 누리게 된다.
"게으른 자는 마음으로 원해도 얻지 못하나 부지런한 자의 마음은 풍족하게 된다(13:4)."
바울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살후 3:10)고 가르쳤다. 이것은 일상 생활이나 영적 생활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게으른 자는 소원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그것을 얻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부지런한 자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여 마침내 풍족하게 된다.
"게으름이 사람으로 깊이 잠들게 하나니 해태한 사람은 주릴 것이니라(19:15)."
게으른 사람은 시간을 허비하고 돈을 낭비해 버린다. 15절은 게으름과 해태함, 그리고 깊은 잠과 굶주림이라는 동의어의 반복을 통해서 그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해태하다'('타르뎀마')는 말은 '활동이 완전히 정지된 '깊은 잠'이나 '혼수 상태'를 의미한다(창 2:21). 게으름은 사람을 일찍 일어나서 일하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지게 만든다. 그리고 깊은 잠에 빠진(해태한 사람은 일을 하지 못해서 결국에는 가난해지고 굶주리게 된다.
"게으른 자는 그 손을 그릇에 넣고도 입으로 올리기를 괴로워하느니라(19:24)..."
"게으른 자는 가을에 밭 갈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거둘 때에는 구걸할지라도 얻지 못하리라(20:4)."
게으른 자는 너무나 게으른 나머지 음식을 주어도 그것을 먹기 위해서 손을 그릇에 넣었다가 그것을 먹기 위해 들어올리는 일도 하기 싫어한다. 이것은 게으른 자가 어떤 계획을 세우고 나서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노력하기를 싫어하는 모습을 과장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게으른 사람은 자기에게 마땅히 돌아올 것조차도 게을러서 취하지 못하고 만다. 반대로 근면한 자는 남의 것이 될 것도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20장 4절에서 '가을'('호레프'_이란 말은 '가을', '겨울' 혹은 '추운'으로 번역되는 말이다. 따라서 영역본들은 '가을에'를 '추위 때문에', '계절에 맞게', '가을에'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하고 있다. 팔레스틴에서는 10, 11월에 이른 비가 내리는데, 이 때에 팔레스틴의 농사는 파종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이른 비는 건기 동안에 메말랐던 땅을 경작하기에 좋도록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또한 이른 비가 오는 시기에는 쌀쌀하고 습하여 기동하기에 불편하기 마련이다.
"너는 잠자기를 좋아하지 말라. 네가 빈궁하게 될까 두려우니라. 네 눈을 크게 뜨라. 그리하면 양식에 족하리라(20:13)"
"연락을 좋아하는 자는 가난하게 되고 술과 기름을 좋아하는 자는 부하게 되지 못하느니라(21:17)"
"게으른 자의 정욕이 그를 죽이나니 이는 그 손으로 일하기를 싫어함이니라(21:25)"
"게으른 자는 말하기를 사자가 밖에 있은즉 내가 나가면 거리에서 찢기겠다 하느니라(22:13)."
20장 13절은 근면하고 부지런할 때에 우리에게 번영과 축복이 있음을 가르쳐 준다. 이 구절은 잠자기를 좋아하는 것과 깨어 있는 것이 대조를 이루는 반의법적 평행구로 구성되어 있다. 눈을 뜨라고 하는 것은 활기 있게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이다. 원문상 하반절은 이런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두 개의 명령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문자적으로 번역하면, '눈을 뜨라, 그리고 만족해져라'이다(Allen P. Ross). 21장 7절의 '연락'은 '즐거움'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안락한 삶을 의미한다. 인생이 안락한 삶을 좋아하고 즐기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삶을 위하여 과도하게 혹은 무절제하게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악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의 배만 채우는 이기적이고 향락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유대 사회에 있어서 기름은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그 중 비싼 것은 한 병의 값이 일반 노동자 일당 300일 분과 맞먹을 정도였다(마 20:2). 이 구절이 말하는 기름은 바로 이런 기름이며 이런 기름은 사치스럽고 지나치게 소모적인 삶을 상징할 때 사용된다(시 23:5; 104:15; 암 6:6). 21장 25절은 우리에게 게으른 자의 정욕이 우리를 죽인다고 말한다. '게으른 자'는 하반절이 설명하듯이 그 손으로 일하기를 싫어하는 자를 말한다. 그리고 이 구절에서 '정욕'은 '소원'이나 '바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문맥상 '정욕'이란 일은 하지 않으면서 욕심만 앞서 지레 설정해 놓은 큰 목표나 목적을 말한다. 손으로 일하기를 거절하는 자는 아무리 큰 목표를 설정했다고 해도 진만 빠지고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이 본 구절의 의미이다. 22장 13절은 일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를 싫어하며 터무니없는 변명을 늘어놓는 게으른 자가 마치 선지자라도 되는 듯이 말하고 있다. 유대 격언에는 '게으른 자는 선지자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 구절은 불과 몇 단어로 의도한 내용 전체를 그려내는 저자의 놀라운 재능을 엿보게 한다. 물론 그 당시 사자가 사람을 잡아먹는 동물로서 공포의 대상이었다(렘 49:19;50:44). 그러나 이 동물은 일반적으로 사람이 사는 마을 밖 교외에 있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게으른 자는 거리에 사자가 있는 것처럼 엄살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내가 증왕에 게으른 자의 밭과 지혜 없는 자의 포도원을 지나며 본즉, 가시덤불이 퍼졌으며 거친 풀이 지면에 덮였고 돌담이 무너졌기로 내가 보고 생각이 깊었고 내가 보고 훈계를 받았었노라. 네가 좀더 자자, 좀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더 눕자 하니 네 빈궁이 강도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 같이 이르리라(24:30-34)."
밭과 포도원은 인간의 소유물을 말한다. 게으른 자의 소유물은 점점 부실해지게 되어있다. 거친 풀('하룰림')은 그 표면이 가시로 가득한 아칸더스, 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쐐기풀'을 가리키는 데 이 식물은 그대로 방치해 두면 어디서나 신속히 퍼져나간다(Deane). 지혜자는 게으른 자의 소유물이 부실해진 것을 보면서 참된 훈계를 받는다. 좀더 자자 그리 좀더 눕자 고 하는 게으른 자는 땀흘려 일하기를 싫어하고 육신의 안락을 추구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빈궁함이 여행자처럼 불쑥 찾아올 것이며, 부족함이 군사처럼 강제적으로 찾아오게 될 것이다. 이 구절은 계속해서 게으른 자는 가난해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게으른 자는 길에 사자가 있다 거리에 사자가 있다 하느니라. 문짝이 돌쩌귀를 따라서 도는 것 같이 게으른 자는 침상에서 구르느니라. 게으른 자는 그 손을 그릇에 넣고도 입으로 올리기를 괴로워하느니라. 게으른 자는 선히 대답하는 사람 일곱보다 자기를 지혜롭게 여기느니라(26:13-16)."
우리말 성경에는 둘 다 '사자'로 되어있으나 원래 이 말은 서로 다른 용어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사자는 '솨할'(일반적인 사자)이고, 두 번째의 사자는 '아리'(특정한 포악한 사자)로 되어 있다. 이 구절을 좀더 실감나게 의역하면 다음과 같다. "게으른 사람은 '거리에 사자가 있으며, 아주 포악한 사자가 거리를 누비고 있다'고 말한다." 게으른 자는 가능한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 여러 가지 핑계를 만들어 내고,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염려하기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문이 돌쩌귀를 따라서 도는 것처럼 게으른 자도 침상에서 일어나기를 싫어하여 침상에서 뒹굴기를 좋아한다. 어떤 학자는 '게으른 자가 침대 위에서 몸을 한 번 뒤집었다면 그에게는 그 일이 엄청난 일을 한 것이다'고 비꼰다(McKane). 게으른 자는 밥그릇에 손을 넣고도 그 음식을 입에 넣는 일조차 힘들어한다. 이러한 게을러서 마땅히 자기의 소유가 될 것도 놓쳐버린다. 게으른 자는 선하게 대답하는 사람 일곱 보다 자기를 더 지혜롭게 생각한다. '선히 대답하는 사람'은 바른 판단을 가지고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을 말하고, '일곱'이란 완전을 의미한다. 게으른 자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참된 지혜를 얻고자 하는 진지한 토론을 거부한다. 그의 관심은 오직 본능을 좇아 안락한 삶을 사는데 있기 때문에 지혜를 추구하는 일을 오히려 어리석은 일이라 매도한다.
4. 잠언서와 술에 대해서
"포도주는 거만케 하는 것이요 독주는 떠들게 하는 것이라. 무릇 이에 미혹되는 자에게는 지혜가 없느니라(20:1)."
원문에서 '포도주'는 의인화되어 거만한 자로 묘사되고 있다. 이는 술에 취하면 흔히 아무나 조롱하고 멸시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하반절의 내용은, 술에 취하는 것 자체가 현명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사람은 지혜로운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특히 상반절이 술에 취한 자의 어리석은 행위를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절 역시 술취함과 지혜에의 탐구는 서로 상반될 수밖에 없는 태도임을 나타낸다(McKane).
"재앙이 뉘게 있느뇨 근심이 뉘게 있느뇨 분쟁이 뉘게 있느뇨 원망이 뉘게 잇느뇨 까닭 없는 창상이 뉘게 있느뇨 붉은 눈이 뉘게 있느뇨 술에 잠긴 자에게 있고 혼합한 술을 구하러 다니는 자에게 있느니라. 포도주는 붉고 잔에서 번쩍이며 순하게 내려가나니 너는 그것을 보지도 말지어다. 이것이 마침내 뱀 같이 너를 물 것이요 독사같이 쏠 것이며, 또 네 눈에는 괴이한 것이 보일 것이요 네 마음은 망령된 것을 발할 것이며, 너는 바다에 누운 자같이 것이요, 돛대 위에 누운 자같을 것이며 네가 스스로 말하기를 사람이 나를 때려도 나는 아프지 아니하고 나를 상하게 하여도 내게 감각이 없도다. 내가 언제나 깰까? 다시 술을 찾겠다 하리라(23:29-35)."
술은 사람들에게 재앙과 근심과 분쟁과 원망과, 이유 없는 싸움과 술취한 눈을 가져다준다. '뉘게 있느뇨'('레미')란 말은 감탄사로서 슬픔이나 고통의 내용이 그 뒤를 따른다. 이 구절에서 이 말이 6번이나 사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술취함의 악한 결과를 강조하여 경고하기 위해서이다. '혼합한 술'은 너무 독해서 물을 탄 술로 볼 수도 있으나(9:2), 향기가 나는 향료를 넣은 술로 보는 것이 좋다. 당시 술 제조자들은 미각을 돋우기 위하여 술에 향료를 넣었다(사 5:22). '구하러 다니는 자'는 이곳 저곳 술집을 다니면서 술맛을 보고 평가하는 애주가를 말한다. 포도주가 붉다는 말은 포도주가 충분히 발효되었을 때의 상태를 묘사한 내용이다. 이러한 포도주를 유리잔에 담으면 아주 매혹적인 향취를 발하며 목에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그래서 폭주를 하게되면 겉잡을 수 없이 취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뱀이나 독사를 언급한 이유는 이들은 한번 물리면 치명적이고도 신속한 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술취함은 마치 뱀이나 독사에 물리듯이 사람들에게 심한 해악을 미치게 된다. 술에 취하면 괴이한 것이 보인다. '괴이한 것'('자로트')의 기본형인 '주르'는 '곁길로 돌다', '간음하다', '이상한 것' 혹은 '매춘부' 등의 뜻이다. '자로트'를 '이상한 것'으로 보면 이 구절은 술취한 자의 감각과 판단력이 마비된 사실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를 '매춘부'로 보면 (strange women, KJV), 음란한 정욕에 휩싸이기 쉬운 술취한 자의 방탕한 모습을 나타낸다. 술취한 자는 마치 바다 가운데 누운 자 같은 기붕이 된다. 술취한 자는 마치 파도가 있는 물결 위에 누운 듯 계속 울렁거림을 느낀다. 또는 이것은 감각이 마비되어 몸이 상하는 줄도 모를 정도로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술취한 자는 돛대 위에 누운 자 같이 된다. 돛대 위는 누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런데 그 위에 누었다면 그것은 굉장히 위태로운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술취한 자의 상태가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술취한 자는 술에서 깨자마자 또 다시 술을 찾겠다고 말한다. 이는 무서운 알콜 중독 증세를 말한다. 이쯤 되면 이제 사람이 술을 먹는 것이 아니라 술이 사람을 먹는 형편이 된다.
"르무엘아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왕에게 마땅치 아니하고 왕에게 마땅치 아니하며 독주를 찾는 것이 주권자에게 마땅치 않도다. 술을 마시다가 법을 잊어버리고 모든 간곤한 백성에게 공의를 굽게 할까 두려우니라. 독주는 죽게된 자에게, 포도주는 마음에 근심하는 자에게 줄지어다. 그는 마시고 그 빈궁한 것을 잊어버리겠고, 다시 그 고통을 기억지 아니하리라(31:4-7)."
왕은 독한 술을 마시고 만취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독주를 즐겨 마시면 실수를 하기 쉽고, 각종 향락과 쾌락 추구로 연결되기 때문에 한 나라의 운명을 책임 질 왕이 금해야 할 일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 마셨던 독주는 보리나 대추야자에 꿀을 담아 발효시켜서 만들었다. 5절의 교훈은 모든 세대의 지도자들이 새겨야 할 교훈이다. 한 왕이 아들에게 주는 교훈을 모아놓은 한 교훈집에도 공의를 집행하는 것은 왕의 의무 중의 하나임을 적고 있다. '땅 위에 있는 동안 공정하라...과부를 압제하지 말라. 부를 보고 사람을 높은 자리에 앉히지 말라. 너 자신을 위해서도 불의하게 재판하는 일을 금하라.' 그러나 왕의 위치는 법을 왜곡시키거나 파괴하고 싶은 유혹을 받기 쉬운 자리인데 특히 독주를 마시고 판단력이나 분별력이 흐려질 때 더욱 그러하다. 독주는 죽게 된 자에게, 포도주는 마음에 근심하는 자에게 필요하다. 죽게된 자('오베드')와 마음에 근심하는 자('마레 나페쉬')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뇌 가운데 있는 사람을 말한다(삼상 1:10). 술은 이런 형편에 있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가라 앉혀주는 효력이 있다. 유대 관습에 따르면 슬퍼하는 자에게는 포도주 한잔을 주었다고 한다. 십자가형을 당하는 죄수에게 그 육체적 고통을 잊게 하기 위하여 독주를 마시게 하였던 사실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익히 알려진 일이다(마 27:34; 시 69:21). 6,7절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 가운데 있는 자에게 술을 주어 그 고통을 잊게 하라고 말한다.
5. 참고: 잠언서에 나타난 기타 주제들
a. 부모님 공경(1:7-8, 19:26, 20:20, 23:25, 28:23, 30:17 등)
b. 성 윤리(5:3, 5:18-19, 6:26,29, 32:7 등)
c. 게으름과 근면(6:6, 20:4, 26:13-15 등)
d. 온유와 겸손(15:33, 16:18, 22:4 등)
e. 언어(10:19,31-32, 11:13, 12;19,22, 13:3, 15:4, 16:24,28, 18:6,21 등)
f. 술, 독주 금지(23:30-35, 31:4-5 등)
g. 사회정의(10:2, 11:25,27, 14;31, 15:27, 17:15,23, 18:5, 20;10,17, 28:15-17,27, 29:10 등)
h. 탐욕과 절제(10:19, 15:18, 16:32 등)
I. 자비와 관용(10:12, 24:29 등)
j. 화목(평화)의 중요성(25:24, 27:15-16 등)
k. 이웃 사랑(25:21-22, 28:3,27 등)
I. 이웃과의 원만한 관계(25:17-18 등)
m. 면책과 사랑(27:5-6, 28:3 등)
n. 우정(27:9-10, 17,18 등)
o. 투기(27:4)
p. 공동체 생활(27:8)
q. 좋은 소식(25:25)
r. 회개와 용서(28:13-14,18, 29:1 등)
s. 자녀 교육(29:15-17 등)
t. 종과 주인(29:2,22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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