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의 구조
(출처 : 옥스포드 주석)
52장으로 구성된 예레미야서는 첫 장과 마지막 장은 서론과 결론이며, 2장에서 51장은 3부로 나누어지는 세 개의 다른 예언으로 나누어 진다.
🔹서론(제1장)
먼저 저자가 예레미야임을 밝히고 사역 기간을 명시한 후 예레미야가 선지자로 소명 받은 사실과 그가 선지자로 소명 받을 때 함께 받은 두 가지 환상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는 예레미야 역시 한 사람의 유약한 자연인으로서 선지자의 소명을 사양하였으나 오직 하나님의 강권하시는 은혜로 선지자로 세워졌음이 부각된다. 또한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당신의 선지자로 세우시면서 그와 함께하시며 지켜주시고 능력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고 이를 성실하게 지키셨음도 시사된다.
이 같은 서론부의 가장 근본적인 메시지는 예레미야가 자기의 의사에 따라 선지자가 된 것도 아니고 또 그가 예언 활동을 한 것도 그 자신의 이념이나 주장을 전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 것일 뿐임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앞으로 기록될 말씀의 진정성(眞正性)과 신적 권위(權威)를 미리 강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본론 제1부:
12편의 단편 예언 선집(제 2-25장)
1. 유다의 여호와께 대한 고의적 배도 행위 고발과 심판 경고(2:1-3:5)
2. 북이스라엘의 죄악을 답습하는 유다를 향한 회개 촉구와 심판 경고(3:6-6:30)
3. 유다의 총체적 신앙 오염 고발과 심판 경고(7:1-10:25)
4.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파기한 유다를 향한 심판 경고(11:1-12:17)
5. 두 가지 비유와 세 가지의 직접적인 경고를 통한 심판 경고(13:1-27)
6. 유다에 임한 가뭄 재앙과 관련한 예레미야의 중보 기도와 그에 대한 답변을 통한 심판 경고(14:1-15:21)
7. 예레미야의 신변과 관련된 금지 명령을 통한 심판 경고(16:1-17:27)
8. 여호와의 절대 주권에 근거한 심판 경고(18:1-20:18)
9. 유다 왕가를 향한 심판 경고(21:1-23:8)
10. 유다의 거짓 선지자들에 대한 심판 경고(23:9-40)
11. 무화과 두 광주리의 비유(24:1-10)
12. 유다 백성들의 바벨론 포수 및 열방을 향한 심판 예언(25:1-38)
예레미야가 그의 사역 기간 중에 선포하였던 예언들 중에서 12편의 예언들을 추려서 정리한 모음집 또는 선집이다. 이들은 상호 독립된 예언들이면서도 모두 다 하나님의 선민인 유다의 범죄와 타락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그에 대한 여호와의 심판을 경고 내지 선언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12편의 단편 예언들은 각각 소재와 관점, 일차적 대상, 예언 전달 방식, 문학 양식 등을 달리하면서도 모두 다 선민 유다의 죄목과 타락상을 적시하고 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경고한다는 기본 주제를 같이 하고 있다.
그 결과 이 본론 제1부는 선민 유다의 범죄와 그에 대한 여호와의 심판을 열두 번이나 반복 열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제시되는 선민의 범죄는 다음처럼 요약할 수 있다.
선민의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여호와 신앙의 오염, 여호와 당신 자체에 대한 배역과 영적 간음 행위인 우상 숭배, 여호와의 율법과 선지자들을 통해 명백하게 제시된 여호와의 말씀에 대한 불순종, 개인과 사회 전반의 타락의 만연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필연적으로 연결된 것으로서 서로 부추기고 악화되면서 끝내 선민 유다를 심판과 멸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저자 예레미야는 이와 같은 범죄 행위들을 다양하게 묘사하고 기록하면서, 그에 대한 여호와의 심판도 추상적이거나 포괄적으로 말하지 않고, 각각의 범죄를 최대한 여호와의 심판의 날에 있을 참상의 세부 상황에 세밀하게 대응시키고자 노력하였다. 이는 범죄 행위와 심판의 상관성 그리고 필연성을 최대한 부각시키고자 하는 예레미야의 의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본론 제2부:
전기 병행 예언(제26-45장)
문자 그대로 유다 멸망 과정에서 현장 주역의 한 사람이었던 예레미야를 둘러싸고 일어난 사건들과 그 사건들을 전후하여 주어진 여호와의 예언들을 함께 기록한 부분이다. 여기서 예레미야는 기본적으로 1인칭이 아니라 3인칭으로 서술된다. 그래서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도 직접 선포하는 형식이 아니라 선포된 내용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제 2부는 B.C. 588년의 바벨론의 제 4차 침입 전후의 사건과 예언을 기록한 제26-33장 사이의 전반부와 보다 범위를 좁혀서 B.C. 586년의 예루살렘 함락 직전과 직후의 사건과 예언들을 기록한 제34-45장 사이의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여호와의 심판으로 인한 자신들의 멸망이 바로 눈앞에서 진행되는 와중에도, 여호와의 회개와 순복의 권면조차 유다 지도층과 대중 전반에 의하여 무참히 거부당하는 놀라운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심지어 예루살렘이 무너지고 유다가 멸망되어 여호와께서 그동안 수많은 선지자들을 통하여 경고하셨던 심판의 말씀이 실현된 후에도, 잔류 유다민들에 의하여 여호와 신앙은 부정되고 반대로 우상을 숭배하는 것이 백주에 드러내 놓고, 압도적으로 지지 받고 있는 장면에 전율하게 된다.
이는 여호와를 향한 인간의 불순종과 죄악이 그 얼마나 뿌리 깊으며 완고한 것인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장면이다. 또한 이는 언제나 역사의 진실을 바로 이해하는 것과 집단이 아니라 독립된 한 영혼으로서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것이 그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워준다.
아울러 제2부는 열왕기서나 역대기서와 조금 다른 각도에서 예루살렘 함락 과정에 대하여 보여 준다. 특히 각 주요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이 보다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나훔, 스바냐, 에스겔, 다니엘 등의 동시대 선지자들 중에서도 가장 치열하고도 극적으로 현실에 참여하였던 예레미야 개인의 파란만장한 행적은, 악한 시대를 거슬러 여호와의 말씀을 전해야하는 하나님의 종들의 고독과 고뇌를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또한 이 부분은 여호와의 심판과 회복에 대한 원론적 예언과 함께, 여호와의 심판으로 야기된 바벨론 포로 상황에 대한 바른 수용이라는 현실적 대안까지도 제시한, 그의 고유한 예언의 배경과 과정 등 예레미야서 고유의 특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
한편 이 본론 제2부 거의 전체가 여호와의 심판을 경고하거나 실증하는 내용임에 반하여, 제30-33장은 심판과 패망을 경유한 선민의 회복을 약속 내지 예고하고 있어서 이 부분을 따로 구별하여 ‘위로의 책’이라 부르기도 한다.
🔹본론 제3부, 유다 주변 10개국에 대한 예언 (제46-51장)
1. 애굽에 대하여 / 46:1-28
2. 블레셋에 대하여 / 47:1-7
3. 모압에 대하여 / 48:1-47
4. 암몬에 대하여 / 49:1-6
5. 에돔에 대하여 / 49:7-22
6. 다에섹에 대하여 / 49:23-27
7,8. 게달과 하솔에 대하여 / 49:28-33
9. 엘람에 대하여 / 49:34-39
10. 바벨론에 대하여 / 50:1-51:64
앞서 제1부에서 거듭 예고된 선민 유다의 심판과 멸망이 실현되는 과정을 제 2부를 통하여 기술하였던 저자는 이제 본론부의 말미에서 유다 주변의 국가들에 대하여 유다와의 관계 안에서 그들 각각의 미래와 운명에 대하여 예언하고 있다. 이는 먼저 여호와의 주권이 선민 유다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만방에까지 미침을 보여준다.
또한 이제 막 심판당하여 유다가 멸망하였으나 하나님은 이들을 끝내 버리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이끌어 가실 것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제 막 유다가 멸망하였으나 이는 그 하나님이신 여호와가 무능하시거나 아니면 하나님이 유다를 버리셔서가 아니라, 당신의 심판과 구원을 이루어 가시는 과정의 하나였을 뿐이며,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유다를 향한 절대 사랑은 영원하고, 하나님은 끝내 선민을 중심으로 한 구속사를 완성하실 것임을, 유다와 이방 모두에게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 후기(제52장)
제1장의 서론과 대응하여 본론부의 후미에서 예레미야서를 마감하는 부분이다. 유다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의 즉위에서 시작하여 예루살렘 함락과 유다 멸망 전후와 관련된 주요 사건과 바벨론 포수 상황을 재요약하여 일종의 부기(附記) 형식으로 추가한 부분이다.
그 말미에서는 짧게나마 바벨론의 새 왕 에윌므로닥이 여호야긴의 구금을 해제하고 죽을 때까지 예우하고 선대하였음을 밝혀놓고 있다. 이 간단한 후기는 결국 예레미야의 예언의 핵심이었던 유다의 멸망이 온전히 성취되었다는 사실과, 이제 바벨론 포수 이후에도 유다의 명맥이 유지되어 그 역시 예레미야가 예언하였던바, 선민 유다의 회복의 희망의 불씨가 스러지지 않고 있었음을 예언한다.
그리하여 본장은 예레미야의 예언의 진정성과 그가 예언한 선민 회복의 희망을 부각시키며 예레미야서를 자연스럽게 마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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