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과 바나바의 갈등에서 배우는 지혜
/ 홍영기 목사 (하와이 순복음 호노룰루교회)
우리가 인생을 살다가 보면 대인 관계에서 고통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관계 가운데 살기 때문에 크든 작든 상처나 고통이 오게 됩니다. 그런데 성경은 우리가 대인 관계의 고통을 겪을 때 저주하지 말고 축복해주라고 명령합니다: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롬 12:14). 그런데 믿지 않는 자들이나 다른 사람이 우리를 괴롭게 하거나 힘들게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참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하나님을 섬기며 하나님의 일을 같이 하는 동역자들 가운데 갈등이 생겨 고통을 주는 것은 참으로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사도행전 15장에 보면 안디옥 교회의 파송을 받아서 함께 선교를 했던 동역자 관계의 바울과 바나바 사이에 갈등이 일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차 선교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울과 바나바는 2차 선교 여행을 계획하는 가운데 마가 때문에 갈등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바나바의 조카였던 마가가 1차 선교 여행 때 밤빌리아에서 어떤 이유인지 자세히 모르지만 힘들어서 떠나버렸습니다. 바울은 이 일로 정신적 실망과 낙심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2차 선교 여행 때 바나바가 마가를 또 데리고 가려고 하자 바울이 반대하면서 서로 큰 갈등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행 15:37-38). 결국 심한 말다툼을 한 후에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그의 고향 구브로로 갔고 바울은 실라를 택하여 선교 여행을 계속하였습니다(행 15:39-41). 이러한 갈등은 각자의 성격 뿐 아니라 사역의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나바는 사역을 함에 있어서 관계 중심적이었지만, 바울은 사역(일) 중심적이었습니다.
공동체에서나 사역을 하다가 보면 어디서나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사실 갈등 자체가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죄를 지을 수는 있습니다. 바나바와 바울은 초대 교회의 지도자요 선교사란 직책에 걸맞지 않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습니다. 이들은 부정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들은 심히 다투었습니다. 함께 기도하고 대화하고 포용하면서 합일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툼이라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갈등이 더 증폭된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 양보하거나 합의를 못하고 결국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갈등의 해결 과정에 있어서 두 사람이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러나 둘 다 사역을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였다는 점은 또한 높이 평가받아 마땅합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비록 갈등과 다툼으로 인하여 갈라져서 사역을 분립하게 되었지만, 중단하지 않고 하나님의 일을 계속하였습니다. 이것은 사역을 함에 있어서 크고 작은 갈등들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그 갈등 때문에 주어진 직무나 사역의 책임을 그만두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우리에게 교훈으로 줍니다.
마가가 미숙하여 갈등의 장본인이었지만 나중에는 그가 크게 성숙해지게 되었습니다. 마가의 변화된 삶은 갈등하는 사역자들에게 시사해주는 교훈들이 있습니다. 마가는 처음 바울의 선교 사역에 끝까지 동참하지 못할 정도로 유약한 자였습니다. 그러나 바나바의 지도 아래 그는 성숙해져서 하나님 나라와 선교 사역에 아주 중요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는 마가복음을 기록하였고 나중에 바울의 신실한 동역자로 인정받고 쓰임을 받았습니다(cf. 골 4:10):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저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딤후 4:11). 또 그는 사도 베드로를 영적인 아버지와 같이 잘 섬겼습니다(벧전 5:13).
이처럼 바울과 바나바의 갈등 그리고 변화된 마가의 믿음과 삶을 통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첫째, 한 번의 실수가 실패자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수한 자에게도 재기의 기회가 필요합니다.
둘째, 바울과 같이 최고 지도자의 판단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도자는 항상 겸손하게 분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지도자는 과거의 실수를 문제삼기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보아야 합니다. 과오를 범한 자라도 변화될 수 있음을 믿고 잘 지도함으로 과오를 만회할 가능성을 주어야 합니다.
바나바처럼 마가의 실수를 잘 용납하고 이끌어주는 지도자가 없었다면, 마가는 교회에 유익한 일꾼이 되지 못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각 사역자들로부터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먼저 우리는 마가로부터 실수가 있더라도 그것을 만회하도록 디디고 일어나 노력하는 자세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또 바나바로부터는 실수한 자라 할지라도 다시 격려하여 지도자로 키워내는 멘토링의 자세를 배워야 합니다. 그의 이름의 뜻처럼 권위자, 격려자가 되어야 합니다. 바울은 또 비록 목표 중심적으로 사역을 하기는 하였지만 나중에 마가를 다시 품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린 비록 단절된 관계가 있었어도 다시 회복하고 다시 동역하는 인간 관계와 사역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역의 갈등이 있더라도 겸손과 사랑 가운데 끝까지 사역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갈등이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지혜와 인도하심을 받음으로써 성숙한 사역자가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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