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28, 2020

사순절 묵상(19)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19)

정용섭2015

19) 311()

<본문읽기>

시 84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 나의 왕나의 하나님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셀라) 5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나이다 그들은 힘을 얻고 더 얻어 나아가 시온에서 하나님 앞에 각기 나타나리이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소서 야곱의 하나님이여 귀를 기울이소서 (셀라) 9 우리 방패이신 하나님이여 주께서 기름 부으신 자의 얼굴을 살펴 보옵소서 10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11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 12 만군의 여호와여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스 6:1-16

이에 다리오 왕이 조서를 내려 문서창고 곧 바벨론의 보물을 쌓아둔 보물전각에서 조사하게 하여 메대도 악메다 궁성에서 한 두루마리를 찾았으니 거기에 기록하였으되 고레스 왕 원년에 조서를 내려 이르기를 예루살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에 대하여 이르노니 이 성전 곧 제사 드리는 처소를 건축하되 지대를 견고히 쌓고 그 성전의 높이는 육십 규빗으로너비도 육십 규빗으로 하고 큰 돌 세 켜에 새 나무 한 켜를 놓으라 그 경비는 다 왕실에서 내리라 또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하여 바벨론으로 옮겼던 하나님의 성전 금은 그릇들을 돌려보내어 예루살렘 성전에 가져다가 하나님의 성전 안 각기 제자리에 둘지니라 하였더라 이제 유브라데 강 건너편 총독 닷드내와 스달보스내와 너희 동관 유브라데 강 건너편 아바삭 사람들은 그 곳을 멀리하여 하나님의 성전 공사를 막지 말고 유다 총독과 장로들이 하나님의 이 성전을 제자리에 건축하게 하라 내가 또 조서를 내려서 하나님의 이 성전을 건축함에 대하여 너희가 유다 사람의 장로들에게 행할 것을 알리노니 왕의 재산 곧 유브라데 강 건너편에서 거둔 세금 중에서 그 경비를 이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주어 그들로 멈추지 않게 하라 또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 곧 하늘의 하나님께 드릴 번제의 수송아지와 숫양과 어린 양과 또 밀과 소금과 포도주와 기름을 예루살렘 제사장의 요구대로 어김없이 날마다 주어 10 그들이 하늘의 하나님께 향기로운 제물을 드려 왕과 왕자들의 생명을 위하여 기도하게 하라 11 내가 또 명령을 내리노니 누구를 막론하고 이 명령을 변조하면 그의 집에서 들보를 빼내고 그를 그 위에 매어달게 하고 그의 집은 이로 말미암아 거름더미가 되게 하라 12 만일 왕들이나 백성이 이 명령을 변조하고 손을 들어 예루살렘 하나님의 성전을 헐진대 그 곳에 이름을 두신 하나님이 그들을 멸하시기를 원하노라 나 다리오가 조서를 내렸노니 신속히 행할지어다 하였더라 13 다리오 왕의 조서가 내리매 유브라데 강 건너편 총독 닷드내와 스달보스내와 그들의 동관들이 신속히 준행하니라 14 유다 사람의 장로들이 선지자 학개와 잇도의 손자 스가랴의 권면을 따랐으므로 성전 건축하는 일이 형통한지라 이스라엘 하나님의 명령과 바사 왕 고레스와 다리오와 아닥사스다의 조서를 따라 성전을 건축하며 일을 끝내되 15 다리오 왕 제육년 아달월 삼일에 성전 일을 끝내니라 16 이스라엘 자손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기타 사로잡혔던 자의 자손이 즐거이 하나님의 성전 봉헌식을 행하니...

막 11:15-19

15 그들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며 16 아무나 물건을 가지고 성전 안으로 지나다님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17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하시매 18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 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함일러라 19 그리고 날이 저물매 그들이 성 밖으로 나가더라.

<집중 묵상구절>

막 11:18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 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함일러라 ...

<묵상>

이틀 전 묵상에서 너희는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예수의 성전 청결 사건을 간단히 언급했다오늘은 이 사건이 주제다이 사건은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 사이에 일어났다요한복음은 공생애 초기에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이 사건이 일어나자 유대교 지도자들이 예수를 처단하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이런 점에서 성전 청결 사건은 예수의 운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셈이다막 11:18절은 그 사실을 이렇게 전한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 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함일러라.” 앞으로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긴장감이 넘치는 상황이다.

예수는 왜 유대교 고위층과 충돌했을까유대교 권력자들이 악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그들이 결국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당하도록 빌라도 총독에게 고발했으니악하다고 말해도 잘못 본 거는 아니다이렇게만 보면 정확한 게 아니다당시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합법적이라고 생각했다하나님을 모독하는 자를 처단하는 것은 하나님의 정의를 세우는 일이었다좀더 인간적으로 생각해서당시 예루살렘 주민들의 여론이 예수에게 쏠리게 되자 시기심에 사로잡힌 거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위에서 인용한 막 11:18절도 주민들이 예수의 교훈에 놀랐다고 말한다어떤 경우에는 수천 명이 예수를 따를 때도 있었다 하니 그들이 예수를 불편하게 여길만하다.

이런 문제들은 사소한 것들이다이런 것으로 그들이 예수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는 생각은 지나치게 단순한 거다이 충돌은 신학의 문제다신학의 차이는 웬만해서 극복하기 어렵다피를 불러오는 이단 논쟁이 바로 신학 문제다유대교 고위층과 예수 사이에 벌어진 가장 대표적인 신학의 차이는 안식일 문제다이것을 복음서 기자는 여러 번 짚었다.

막 3:1-6절에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예수는 회당에 들어갔다가 손에 장애가 있는 사람을 고친다그 날이 마침 안식일이어서 신학적인 논란이 벌어졌다예수의 신학적 논리는 다음과 같다.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어느 것이 옳으냐?”(막 3:4). 예수가 안식일 제도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그것은 원래 선한 제도다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극한의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제도이기 때문이다유대인들이 안식일 제도를 십계명에 명시하면서까지 지켜내려고 한 것은 잘한 것이다문제는 그것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데에 있다인간 해방과 자유와 안식을 목표로 했던 안식일 개념이 억압과 위선의 자리로 떨어진 것이다.

예수는 이것을 거부했다적당하게 타협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거부하는 방식을 택했다손에 장애를 가진 사람은 오래 동안 장애자로 살았기 때문에 안식일이 지난 다음날 고쳐도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그렇게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예수를 향해서 인간미가 없다거나 유대교 당국자들의 눈치를 본다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오히려 예수의 언동을 불편하게 생각하던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과의 관계도 크게 허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그는 보란 듯이 안식일에 그를 고쳤다안식일 법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유대교 권력자들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예수를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성전 청결 사건도 신학적인 문제다그것은 일종의 목회신학이다대제사장들을 비롯해서 당시 성전의 주도권을 행사하던 사람들은 가능한대로 성전을 활성화시키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성지순례로 방문한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조치를 해야만 했다그렇게 해서 성전에 더 많은 순례자들이 모이고수입도 늘어나면 좋은 거 아닌가이게 다 여호와 하나님을 위한 일이었다그런데 예수는 예레미야 선지자의 말을 인용해서 이렇게 말했다.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막 11:17). 대제사장들이 성전(교회부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예수는 성전의 본질을 회복하는 게 중요했다대제사장들의 입장에서 보면 예수의 행동과 발언은 자신들의 신학적인 정체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보였다이런 자는 살려둘 수 없었다.

예수는 안식일과 성전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유대교 권력자들의 눈에 그렇게 비쳤을 뿐이다예수는 안식일이 생명을 살리는 날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고성전이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뿐이다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신학적인 원칙이었다그 원칙마저도 이미 종교 이념에 기울어진 사람들에게는 용납되지 않는다오늘 예수가 한국교회에 와서 당시와 똑같은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궁리를 할 것이다.

<기도>

주님오늘 우리는 다시 율법주의성전중심주의에 매몰되어 그것의 본질을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게 아니라 교회 제도를 믿고 있습니다불쌍히 여겨주십시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아멘.

사순절 묵상(18)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18)

정용섭2015

18) 310()

<본문읽기>

시 84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 나의 왕나의 하나님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셀라) 5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나이다 그들은 힘을 얻고 더 얻어 나아가 시온에서 하나님 앞에 각기 나타나리이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소서 야곱의 하나님이여 귀를 기울이소서 (셀라) 9 우리 방패이신 하나님이여 주께서 기름 부으신 자의 얼굴을 살펴 보옵소서 10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11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 12 만군의 여호와여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대하 29:1-11, 16-19

히스기야가 왕위에 오를 때에 나이가 이십오 세라 예루살렘에서 이십구 년 동안 다스리니라 그의 어머니의 이름은 아비야요 스가랴의 딸이더라 히스기야가 그의 조상 다윗의 모든 행실과 같이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여 첫째 해 첫째 달에 여호와의 전 문들을 열고 수리하고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을 동쪽 광장에 모으고 그들에게 이르되 레위 사람들아 내 말을 들으라 이제 너희는 성결하게 하고 또 너희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의 전을 성결하게 하여 그 더러운 것을 성소에서 없애라 우리 조상들이 범죄하여 우리 하나님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여 하나님을 버리고 얼굴을 돌려 여호와의 성소를 등지고 또 낭실 문을 닫으며 등불을 끄고 성소에서 분향하지 아니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지 아니하므로 여호와께서 유다와 예루살렘에 진노하시고 내버리사 두려움과 놀람과 비웃음거리가 되게 하신 것을 너희가 똑똑히 보는 바라 이로 말미암아 우리의 조상들이 칼에 엎드러지며 우리의 자녀와 아내들이 사로잡혔느니라 10 이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와 더불어 언약을 세워 그 맹렬한 노를 우리에게서 떠나게 할 마음이 내게 있노니 11 내 아들들아 이제는 게으르지 말라 여호와께서 이미 너희를 택하사 그 앞에 서서 수종들어 그를 섬기며 분향하게 하셨느니라...

16 제사장들도 여호와의 전 안에 들어가서 깨끗하게 하여 여호와의 전에 있는 모든 더러운 것을 끌어내어 여호와의 전 뜰에 이르매 레위 사람들이 받아 바깥 기드론 시내로 가져갔더라 17 첫째 달 초하루에 성결하게 하기를 시작하여 그 달 초팔일에 여호와의 낭실에 이르고 또 팔 일 동안 여호와의 전을 성결하게 하여 첫째 달 십육 일에 이르러 마치고 18 안으로 들어가서 히스기야 왕을 보고 이르되 우리가 여호와의 온 전과 번제단과 그 모든 그릇들과 떡을 진설하는 상과 그 모든 그릇들을 깨끗하게 하였고 19 또 아하스 왕이 왕위에 있어 범죄할 때에 버린 모든 그릇들도 우리가 정돈하고 성결하게 하여 여호와의 제단 앞에 두었나이다 하니라.

히 9:23-28

23 그러므로 하늘에 있는 것들의 모형은 이런 것들로써 정결하게 할 필요가 있었으나 하늘에 있는 그것들은 이런 것들보다 더 좋은 제물로 할지니라 24 그리스도께서는 참 것의 그림자인 손으로 만든 성소에 들어가지 아니하시고 바로 그 하늘에 들어가사 이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타나시고 25 대제사장이 해마다 다른 것의 피로써 성소에 들어가는 것 같이 자주 자기를 드리려고 아니하실지니 26 그리하면 그가 세상을 창조한 때부터 자주 고난을 받았어야 할 것이로되 이제 자기를 단번에 제물로 드려 죄를 없이 하시려고 세상 끝에 나타나셨느니라 27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28 이와 같이 그리스도도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시려고 단번에 드리신 바 되셨고 구원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죄와 상관없이 자기를 바라는 자들에게 두 번째 나타나시리라.

<집중 묵상구절>

시 84:10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

<묵상>

다른 시편도 그렇지만 특별히 시편 84편은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진수를 더 절절하게 보여준다하나님에 대한 호칭이 여러 개로 나온다만군의 여호와나의 왕나의 하나님여호와 하나님 등이다그의 간절한 심정이 담겨 있다그 하나님이 있는 곳을 가리키는 단어도 여럿이다주의 장막여호와의 궁정주의 제단주의 집주의 궁정 등이다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을 여러 문학적 수사 기법으로 묘사했다시인의 마음이 위 10절에 잘 나타난다.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주의 궁정에서 지낸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예루살렘 성전에서 지낸다는 뜻은 아니다고대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하나님이 거하시는 거룩한 곳으로 여긴 것은 분명하지만 하나님을 거기에 제한시키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하다예루살렘 성전은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로서의 징표일 뿐이다하나님은 하늘과 땅 모든 것을 거주지로 삼는다고대 유대들의 역사에서 예루살렘 성전을 구심점으로 삼으려는 전통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전통이 각축을 벌였다눈에 보이는 지역과 건물을 거룩하게 구별하는 성전주의를 무조건 배격할 필요는 없다그것이 종교 이데올로기로 작동되지만 않는다면 하나님 신앙에도 큰 도움이 된다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위 시편기자가 말하는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은 훨씬 근원적인 것을 가리킨다주의 궁정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상징한다하나님 경험이다하나님 경험은 세상의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다세상에서의 천 날도 그 한 날보다 못하다절대적인 경험이고거룩한 두려움이다그래서 우리의 언어로 표상할 수 없다성서 인물들은 다 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다아브라함모세다윗엘리야이사야 등이 그렇다사도들과 기독교 역사의 위대한 스승들도 다 그렇다예수가 경험한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은 그 모든 것의 근거다그는 하나님을 본 자이다그가 곧 주의 궁정이다.

언젠가 어떤 분과의 이야기 중에 이런 고백을 들었다하나님그의 통치그의 생명이 무엇인지를 조금이라도 느끼는 순간에는 그 자리에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는 것이다주의 궁정에서 한 날이 세상에서의 천 날보다 낫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주의 궁정을 말하는 시인은 실제로 하나님을 경험한 것일까자신의 간절한 기대를 그렇게 표현한 것뿐일까이 둘이 그렇게 딱 부러지게 구분되는 건 아니다하나님 경험또는 절대 생명의 경험은 계속 이어지는 것이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모세가 하나님의 얼굴은 못 보고 등만 볼 수 있었다는 게 이런 의미다우리는 하나님의 사랑또는 하나님의 존재 신비그의 약속들을 어느 순간에 깊이 있게 경험한다뭔가 세상이 밝아지는 것 같다그러나 그런 경험은 어느 순간에 어둠 속으로 가라앉기도 한다막막하기도 하고답답하기도 한다한 번이라도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은 그 경험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그래서 그런 기대를 안고 기도하게 된다.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에 대한 경험또는 그것에 대한 간절한 기대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하나님 경험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이다비유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여기 사과가 있다사과경험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라맛있게 먹는 것으로 사과경험이 다 끝나는 게 아니다사과의 세계로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사과가 이렇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면하는 데서부터 이런 일이 시작된다사과를 둘러싼 물리 현상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사과를 단순히 우리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물로만 대하는 게 아니라 존재론적으로 일치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는 하나님을 경험을 예수 경험과 동일한 것으로 생각한다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왔다는 사실을 직면하는 게 일단 중요하다그 사실이 성육신이다그에게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충분하게 알아야 할 것이다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들은풍월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알아야 한다여기에는 죄죽음세상역사문화생명 등등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다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단지 교리적인 정보로 아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와 존재론적으로 일치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거기서 우리는 해방과 자유즉 구원을 경험한다이것이 곧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다이 날의 기쁨과 환희는 아는 사람은 세상에서의 천 날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기도>

주님오늘 시편기자와 똑같은 심정으로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을 사모하며 살아가기 원합니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아멘.

Thursday, March 26, 2020

사순절 묵상(17)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17)

정용섭2015

17) 39()

<본문읽기>

시 84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 나의 왕나의 하나님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셀라) 5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나이다 그들은 힘을 얻고 더 얻어 나아가 시온에서 하나님 앞에 각기 나타나리이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소서 야곱의 하나님이여 귀를 기울이소서 (셀라) 9 우리 방패이신 하나님이여 주께서 기름 부으신 자의 얼굴을 살펴 보옵소서 10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11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 12 만군의 여호와여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왕상 6:1-4, 21-22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사백팔십 년이요 솔로몬이 이스라엘 왕이 된 지 사 년 시브월 곧 둘째 달에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하여 성전 건축하기를 시작하였더라 솔로몬 왕이 여호와를 위하여 건축한 성전은 길이가 육십 규빗이요 너비가 이십 규빗이요 높이가 삼십 규빗이며 성전의 성소 앞 주랑의 길이는 성전의 너비와 같이 이십 규빗이요 그 너비는 성전 앞에서부터 십 규빗이며 성전을 위하여 창틀 있는 붙박이 창문을 내고...

21 솔로몬이 정금으로 외소 안에 입히고 내소 앞에 금사슬로 건너지르고 내소를 금으로 입히고 22 온 성전을 금으로 입히기를 마치고 내소에 속한 제단의 전부를 금으로 입혔더라.

고전 3:10-23

10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 내가 지혜로운 건축자와 같이 터를 닦아 두매 다른 이가 그 위에 세우나 그러나 각각 어떻게 그 위에 세울까를 조심할지니라 11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 1 it2 만일 누구든지 금이나 은이나 보석이나 나무나 풀이나 짚으로 이 터 위에 세우면 13 각 사람의 공적이 나타날 터인데 그 날이 공적을 밝히리니 이는 불로 나타내고 그 불이 각 사람의 공적이 어떠한 것을 시험할 것임이라 14 만일 누구든지 그 위에 세운 공적이 그대로 있으면 상을 받고 15 누구든지 그 공적이 불타면 해를 받으리니 그러나 자신은 구원을 받되 불 가운데서 받은 것 같으리라 16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17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18 아무도 자신을 속이지 말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어리석은 자가 되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 19 이 세상 지혜는 하나님께 어리석은 것이니 기록된 바 하나님은 지혜 있는 자들로 하여금 자기 꾀에 빠지게 하시는 이라 하였고 20 또 주께서 지혜 있는 자들의 생각을 헛것으로 아신다 하셨느니라 21 그런즉 누구든지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 만물이 다 너희 것임이라 22 바울이나 아볼로나 게바나 세계나 생명이나 사망이나 지금 것이나 장래 것이나 다 너희의 것이요 23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이니라.

<집중 묵상구절>

고전 3:16, 17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묵상>

바울은 고전 3:16-17절에서 혁명적인 발언을 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이다.’ 이런 말을 유대인들특히 제사장들이 들었다면 기절초풍했을 것이다그들에게 성전은 솔로몬이 건축한 예루살렘 성전을 가리킨다솔로몬은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최고급의 자재로 성전을 건축했다왕상 6장에 따르면 솔로몬은 성전을 칠 년에 걸쳐 지었다

그 뒤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만 제사를 드렸다그 이전에는 여러 산당에서 제사가 가능했었다예루살렘 성전은 유대교가 성직자 중심의 교권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증거다역사가 흐르면서 성전은 점점 더 강한 종교 이데올로기의 구심점이 되었다예수 당시에 그런 현상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수와 예루살렘 성전에 얽힌 일화는 네 복음서에 다 나온다약간씩 차이가 있는데요한복음이 제일 세밀하게 보도한다아마 이 사건에 대한 신학적인 해석이 요한에 의해서 가미되었을 것이다

예수는 다른 유대인들처럼 유월절 절기를 맞아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갔다그곳에는 성지 순례 차 멀리서 온 사람들을 위한 편의점들이 있었다각 지역의 돈을 성전에서 통용되는 돈으로 환전해 주는 일흠이 없는 양이나 비둘기를 파는 일이 그것이다예수는 마치 노점상을 강제로 철거하는 구청 직원처럼 그들을 내쫓았다

공관복음은 그 순간에 예수가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드는도다.’는 사 56:7절을 인용했다고 전한다

요한복음은 약간 다르다예수의 행동을 보고 유대인들이 무슨 권위로 당신이 성전에서 행패를 부리느냐고 묻자예수는 이렇게 대답한다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요 2:19). 

한복음은 예수가 자기의 죽음과 부활을 가리켜 말한 것이라는 주석을 붙였다예수나 초기 기독교인들에게 예루살렘 성전은 절대적인 게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이런 입장은 구약의 여러 선지자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긴 하다.

바울은 성전을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다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바로 성전이라는 것이다바울은 덧붙여서 하나님의 성령이 우리 안에 계시다고 했다

이런 말이 이해될 것 같으면서도 손에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바울이 이런 말을 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좋다

고린도교회에는 신앙적인 입장을 달리하는 여러 분파가 있었다고전 1:12절에는 바울파아볼로파게바파그리스도파가 나온다고전 3:4,5절에는 대표적으로 바울파과 아볼로파가 나온다고린도교회 안에 분쟁이 심각했다바울은 이렇게 정리한다자기는 복음의 씨를 뿌렸고아볼로는 물을 주었을 뿐이다자라게 한 이는 하나님이다고린도교회에서 지도자로 활동한 사람들은 그런 역할만 할 뿐이지 교회의 주인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교회의 토대는 예수 그리스도다고전 3:11절은 이렇다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

바울의 이런 해석에 따르면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야말로 하나님이 키운 사람들이다하나님이 키웠다는 것은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하신다는 뜻이다그렇다면 바로 그 사람들이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바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서 하나님의 성전이 거룩한 것처럼 예수 믿는 사람들도 거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고린도교회 신자들은 앞에서 짚은 것처럼 서로 대립했다자신들이 다른 이들보다 더 정당하다는 사실을 역설했다이런 분쟁은 거룩하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그렇다고 해서 거룩하다는 게 교양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가리키는 건 아니다

무조건 싸우지 않는다고 해서 거룩한 것도 아니다교회의 토대신앙의 토대를 잘못 세우는 것이 바로 거룩하지 못한 것이다아볼로에 속했는지또는 바울에게 속했는지를 중요한 잣대로 여기는 태도는 거룩하지 못한 것이다.

이 문제를 기독교 교리의 핵심인 칭의 문제와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다의는 옳다는 것만이 아니라 거룩하다는 뜻도 포함된다우리가 예수 믿고 의롭다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곧 거룩해졌다는 뜻이다하나님의 의는 우리에게 율법 실천이 아니라 믿음을 요구한다예수를 믿는 것이 의로워지는 유일한 길이다

예수 믿어도 실제로는 의로워지지 않았다는 사실로 고민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우리가 얻는 의는 법적인 의미다의롭다는 인정을 받는 것이지 실제로 의로워지는 것은 아니다하나님의 존재론적 통치 차원에서는 의로워졌지만 일상생활의 차원에서는 아직 아니다

요약해서우리가 거룩해지는 길은 예수를 믿는 데서 주어진다죽음이 극복되었다는 사실에 영혼이 기울어져 있는 사람이 어찌 거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런 사람이야말로 하나님이 계시는 성전이 아니겠는가.

<기도>

주님예수를 믿는 우리가 하나님의 성전이며이에 근거해서 우리가 이미 거룩해졌다는 사실을 믿습니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아멘.

Monday, March 16, 2020

사순절 묵상(16)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16)

정용섭2015

16) 37()

<본문읽기>

시 19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 하나님이 해를 위하여 하늘에 장막을 베푸셨도다 해는 그의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과 같고 그의 길을 달리기 기뻐하는 장사 같아서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까지 운행함이여 그의 열기에서 피할 자가 없도다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시키며 여호와의 증거는 확실하여 우둔한 자를 지혜롭게 하며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시도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도는 정결하여 영원까지 이르고 여호와의 법도 진실하여 다 의로우니 10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도다 11 또 주의 종이 이것으로 경고를 받고 이것을 지킴으로 상이 크니이다 12 자기 허물을 능히 깨달을 자 누구리요 나를 숨은 허물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13 또 주의 종에게 고의로 죄를 짓지 말게 하사 그 죄가 나를 주장하지 못하게 하소서 그리하면 내가 정직하여 큰 죄과에서 벗어나겠나이다 14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출 19:16-25

16 셋째 날 아침에 우레와 번개와 빽빽한 구름이 산 위에 있고 나팔 소리가 매우 크게 들리니 진중에 있는 모든 백성이 다 떨더라 17 모세가 하나님을 맞으려고 백성을 거느리고 진에서 나오매 그들이 산 기슭에 서 있는데 18 시내 산에 연기가 자욱하니 여호와께서 불 가운데서 거기 강림하심이라 그 연기가 옹기 가마 연기 같이 떠오르고 온 산이 크게 진동하며 19 나팔 소리가 점점 커질 때에 모세가 말한즉 하나님이 음성으로 대답하시더라 20 여호와께서 시내 산 곧 그 산 꼭대기에 강림하시고 모세를 그리로 부르시니 모세가 올라가매 2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내려가서 백성을 경고하라 백성이 밀고 들어와 나 여호와에게로 와서 보려고 하다가 많이 죽을까 하노라 22 또 여호와에게 가까이 하는 제사장들에게 그 몸을 성결히 하게 하라 나 여호와가 그들을 칠까 하노라 23 모세가 여호와께 아뢰되 주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여 이르시기를 산 주위에 경계를 세워 산을 거룩하게 하라 하셨사온즉 백성이 시내 산에 오르지 못하리이다 24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가라 너는 내려가서 아론과 함께 올라오고 제사장들과 백성에게는 경계를 넘어 나 여호와에게로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 내가 그들을 칠까 하노라 25 모세가 백성에게 내려가서 그들에게 알리니라.

막 9:2-8

엿새 후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에 올라가셨더니 그들 앞에서 변형되사 그 옷이 광채가 나며 세상에서 빨래하는 자가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매우 희어졌더라 

이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에게 나타나 예수와 더불어 말하거늘 베드로가 예수께 고하되 랍비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우리가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주를 위하여하나는 모세를 위하여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사이다 하니 이는 그들이 몹시 무서워하므로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알지 못함이더라 

마침 구름이 와서 그들을 덮으며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나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하는지라 문득 둘러보니 아무도 보이지 아니하고 오직 예수와 자기들뿐이었더라.

<집중 묵상구절>

막 9:7

마침 구름이 와서 그들을 덮으며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나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하는지라.

<묵상>

예수의 변형 사건은 세 공관복음에 다 나온다초기 기독교에서 이게 잘 알려진 이야기라는 의미다당시에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예수가 세 명의 제자들과 함께 산에 올라가셨다고 한다세 명의 제자는 베드로야고보요한이다이들은 소위 예수의 수제자들이다예수가 체포당하기 직전 겟세마네 동산에 기도하러 갔을 때도 이들 세 명이 동행했다

예수가 이들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올라간 이유가 무엇인지 본문은 설명하지 않는다기도하러 올라갔을 수도 있고세 명 제자들에게 특별한 가르침을 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예수는 제자들과또는 혼자라도 이렇게 산에 오는 적이 여러 번 있었을 것이다

산에서 예수의 모습이 변형되었다어떻게 변형되었는지 본문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옷이 광채가 났다는 발언을 근거로 추정한다면 빛처럼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그 자리에 엘리야와 모세가 나타났다가 곧 사라진다.

예수의 변형 사건은 예수가 행한 여러 가지 표적이나 기적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 속한다환자나 장애인을 고친 적은 많다물을 포도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나 오병이어 이야기도 전해진다심지어 죽은 이들을 살렸다는 이야기도 복음서에 등장한다

이런 일들의 특징은 세 가지다첫째예수는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를 위해서 이런 일을 행했다둘째이런 일들은 모두 실제 삶에 필요한 것이었다장애가 치료된다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징표였다셋째이런 표적과 기적은 대부분 공개적으로 여러 사람들 앞에서 행해진 것이다요약해서 말하면예수는 삶이 왜곡된 이들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치유하는 표적과 기적을 행했다.

이에 반해서 변형 사건은 그 궤를 달리한다

첫째이것은 예수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이다공생애 중에 일어난 표적으로서 이런 유는 유일하다둘째변형 사건은 실제 삶에 별로 필요한 게 아니었다예수가 변형 사건 뒤에 먹지 않아도 배부르며감기 한번 들리지 않게 된 것은 아니다셋째변형 사건은 세 명의 제자들 앞에서 일어난 것이다비공개 사건이다

이게 무엇을 말하는가?

내가 보기에 예수 변형 사건은 예수 부활의 전조다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이후 세 명의 제자들은 자신들이 예수와 함께 산에 올라갔을 때 경험한 것을 기억해냈을 것이다예수가 빛으로 변형된 것처럼 보였다역사를 초월해서 엘리야와 모세까지 등장했다이런 방식으로 변형되었던 예수가 부활의 예수라는 사실을 증언하려는 것이 아닐는지.

변형 사건의 마지막 장면은 구름 속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이런 장면을 읽는 독자들은 이게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다복음서 기자가 말하고 싶은 것도 이 소리의 내용이었다부활 이야기도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가리킨다

하나님의 아들은 바로 하나님과 동일한 영적 권위가 있는 분이다묵시사상에 의하면 하나님의 아들은 인자로서 마지막 때 생명의 주권자로 세상을 다스릴 분이다그가 바로 예수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인간의 모든 실존을 그대로 안고 세상에 와서 살았다세상은 하나님의 아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못해서 예수는 고난을 당해야만 했다세상이즉 유대교 교권자들과 로마 권력자들이그리고 그들에게 선동되는 수많은 민중들이 예수를 거부한 이유는 예수가 자신들의 메시아 상과 달랐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은 모두 자기 나름의 메시아 상을 꿈꾸면 그게 성취되기를 기대한다종교인들만이 아니라 세속적으로 사는 모든 이들에게도 그런 기대가 있다유대인들은 유대인들 나름으로헬라인들은 헬라인 나름으로 삶이 완성되는 기준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그런 기대와 기준에 예수는 적합하지 못했다

바울의 설명에 따르면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는다.’(고전 1:22).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는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었다(고전 1:23).

사순절을 지내고 있는 우리는 예수에게 어떤 기대를 하는가어떤 메시아 상을 갖고 있는가

구원에 대한즉 삶의 완성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을 내려놓고 예수에게 일어난 일을 그대로 보아야 한다그가 만약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우리를 구원하실 터이니 다른 계산을 하지 말고 온전히 그를 믿으면 된다

본문은 분명히 말한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기도>

생명의 주님우리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습니다그만이 우리를 구원하실 분이심을 믿습니다부활의 그리스도가 바로 십자가의 그리스도이심도 믿습니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아멘.

Saturday, March 14, 2020

사순절 묵상(15)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15)

정용섭2015

15) 36(금)

<본문읽기>

시 19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 하나님이 해를 위하여 하늘에 장막을 베푸셨도다 해는 그의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과 같고 그의 길을 달리기 기뻐하는 장사 같아서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까지 운행함이여 그의 열기에서 피할 자가 없도다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시키며 여호와의 증거는 확실하여 우둔한 자를 지혜롭게 하며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시도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도는 정결하여 영원까지 이르고 여호와의 법도 진실하여 다 의로우니 10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도다 11 또 주의 종이 이것으로 경고를 받고 이것을 지킴으로 상이 크니이다 12 자기 허물을 능히 깨달을 자 누구리요 나를 숨은 허물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13 또 주의 종에게 고의로 죄를 짓지 말게 하사 그 죄가 나를 주장하지 못하게 하소서 그리하면 내가 정직하여 큰 죄과에서 벗어나겠나이다 14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출 19:9()-15

9(모세가 백성의 말을 여호와께 아뢰었으므로 10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백성에게로 가서 오늘과 내일 그들을 성결하게 하며 그들에게 옷을 빨게 하고 11 준비하게 하여 셋째 날을 기다리게 하라 이는 셋째 날에 나 여호와가 온 백성의 목전에서 시내 산에 강림할 것임이니 12 너는 백성을 위하여 주위에 경계를 정하고 이르기를 너희는 삼가 산에 오르거나 그 경계를 침범하지 말지니 산을 침범하는 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것이라 13 그런 자에게는 손을 대지 말고 돌로 쳐죽이거나 화살로 쏘아 죽여야 하리니 짐승이나 사람을 막론하고 살아남지 못하리라 하고 나팔을 길게 불거든 산 앞에 이를 것이니라 하라 14 모세가 산에서 내려와 백성에게 이르러 백성을 성결하게 하니 그들이 자기 옷을 빨더라 15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준비하여 셋째 날을 기다리고 여인을 가까이 하지 말라 하니라.

행 7:30-40

30 사십 년이 차매 천사가 시내 산 광야 가시나무 떨기 불꽃 가운데서 그에게 보이거늘 31 모세가 그 광경을 보고 놀랍게 여겨 알아보려고 가까이 가니 주의 소리가 있어 32 나는 네 조상의 하나님 즉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라 하신대 모세가 무서워 감히 바라보지 못하더라 33 주께서 이르시되 네 발의 신을 벗으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라 34 내 백성이 애굽에서 괴로움 받음을 내가 확실히 보고 그 탄식하는 소리를 듣고 그들을 구원하려고 내려왔노니 이제 내가 너를 애굽으로 보내리라 하시니라 35 그들의 말이 누가 너를 관리와 재판장으로 세웠느냐 하며 거절하던 그 모세를 하나님은 가시나무 떨기 가운데서 보이던 천사의 손으로 관리와 속량하는 자로서 보내셨으니 36 이 사람이 백성을 인도하여 나오게 하고 애굽과 홍해와 광야에서 사십 년간 기사와 표적을 행하였느니라 37 이스라엘 자손에 대하여 하나님이 너희 형제 가운데서 나와 같은 선지자를 세우리라 하던 자가 곧 이 모세라 38 시내 산에서 말하던 그 천사와 우리 조상들과 함께 광야 교회에 있었고 또 살아 있는 말씀을 받아 우리에게 주던 자가 이 사람이라 39 우리 조상들이 모세에게 복종하지 아니하고자 하여 거절하며 그 마음이 도리어 애굽으로 향하여 40 아론더러 이르되 우리를 인도할 신들을 우리를 위하여 만들라 애굽 땅에서 우리를 인도하던 이 모세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노라 하고...

<집중 묵상구절>

행 7:40,41

아론더러 이르되 우리를 인도할 신들을 우리를 위하여 만들라 애굽 땅에서 우리를 인도하던 이 모세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노라 하고 그 때에 그들이 송아지를 만들어 그 우상 앞에 제사하며 자기 손으로 만든 것을 기뻐하더니...

<묵상>

행 7장은 그 유명한 스데반의 설교다스데반은 이 설교를 끝낸 후에 돌에 맞아 죽었다율법에 따르면 신성모독의 죄를 지은 사람은 돌에 맞아 죽어야만 했다이런 걸 결정하는 최고 법정은 산헤드린이다로마 실정법에 따르면 이것은 불법이었다산헤드린은 로마의 실정법을 공식적으로 거부할 수는 없었다스데반의 죄가 신성모독이라는 결정만 내리고 나머지는 군중들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그 일을 처리했을 것이다이런 방식으로 로마의 책임 추궁을 피해갈 수 있다

예수는 신성모독이라는 산헤드린이 선고를 받았지만 로마 총독 빌라도의 법정에 섰다스데반의 경우와 왜 달랐는지는 복음서와 사도행전이 설명하지 않는다산헤드린의 더 야비한 음모가 작용했을 수도 있고스데반의 설교가 지나치게 노골적이어서 합법적인 절차를 거칠 수 없을 정도로 군중들의 심리가 폭발해버린 건지도 모른다

스데반의 설교는 산헤드린 공회에서 종교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행해진 것이다피의자의 마지막 진술과 같다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유대교에 정통한 이들이다이들을 설득하려면 이들이 잘 알고 있는 구약을 배경으로 해야 한다스데반은 구약을 대표하는 몇몇 사람들을 거론했다아브라함이삭야곱요셉그리고 모세와 아론다윗과 솔로몬이다나머지는 생략했다솔로몬을 거론한 이유는 예루살렘 성전을 언급하기 위한 것이다산헤드린의 권위는 솔로몬이 처음에 건축했으나 바벨론과의 전쟁 당시 파괴되었다가 다시 헤롯 대왕에 의해서 재건된 예루살렘 성전과 깊이 연루되었다

스데반은 성전의 권위를 상대화한다

지극히 높으신 이는 손으로 지은 곳에 계시지 아니하시나니...”(행 7:48). 

스데반은 사 66:1절 이하를 인용하면서 하나님은 사람이 만든 성전에 계시는 게 아니라 하늘과 땅을 비롯한 온 세상에 계시다고 했다그가 설교 처음부터 끝가지 줄기차게 강조한 것은 다음과 같다지금의 이스라엘 당신들이 예수를 거부한 것은 지난 이스라엘 역사에서 하나님의 뜻을 거부한 당신들 조상들의 행태와 똑같다당신들은 하나님을 떠났다이런 설교를 들은 산헤드린 의원들과 군중들은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스데반이 거론한 사건 중의 하나는 광야에서 금송아지를 만든 것이다그게 오늘 집중 묵상구절이다당시 모세는 하나님을 만나서 시내 산에 올라가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이스라엘 백성들은 초조해졌다그럴만하다애굽을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들어간다고 해도 거기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혹시 애굽보다 형편이 더 나쁜 것은 아닌지이러다가 광야에서 모두 죽거나 풍비박산되는 건 아닌지걱정이 태산 같았을 것이다그들은 불안한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서 금송아지를 만들기로 했다그게 인간의 본심이다.

금송아지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그들의 마음은 이미 애굽으로 향했다고 한다(39). 이게 아이러니다이스라엘 백성은 노예와 같이 살았던 애굽에서 영광의 탈출을 감행했다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서 나가야만 했다그러나 몇몇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만나자 곧 마음이 흔들렸다그 이유는 가나안이라는 미래가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최소한 생존이 보장된 애굽의 과거가 그들에게 더 매력적이었다이게 인간의 본심이다.

그들은 결국 자기들이 만든 금송아지 앞에서 제사하면서 그것을 기뻐했다그럴만하다당시 그들은 유목민 신세였다애굽 문명이 그리웠을 것이다그들은 해냈다모든 힘을 모아 애굽의 장인들도 만들기 어려웠던 금송아지를 만들어냈다

스데반은 이렇게 언급했다그들은 자기 손으로 만든 것을 기뻐했다고 말이다이게 우상숭배다그 대상이 아무리 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만든 것에 영혼을 빼앗기는 것이 우상숭배다국가도 우상이 될 수 있고가족이 우상이 될 수 있고예술이나 목회도 그렇다스데반이 구체적으로 짚은 것처럼 교회 건물도 우상이 될 수 있다인간이 만든 것은 시간과 더불어 다 낡고 없어지기 때문에 그것으로 기뻐하는 건 허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인생이 다 그렇지그것 말고 어디서 기쁨을 얻을 수 있나하고 생각할 분들이 있을 것이다예수가 공생애 직전에 광야에서 기도하면서 마귀에게서 받은 세 가지 유혹을 생각해보라돌을 떡으로 만들라높은 성전에서 뛰어내려 보라세상의 부귀영화를 위하여 마귀에게 절하라금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기뻐하라는 요구다잠시 눈과 귀와 입을 즐겁게 해주겠지만 아무 것도 남는 것은 없다예수는 그 유혹을 다 거절했다그리고 결국 십자가에 처형당했다그 다음은...

<기도>

주님금송아지를 만들어 거기에 제사하고 기뻐하던 고대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입니다불쌍히 여겨주십시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Friday, March 13, 2020

사순절 묵상(14)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14)

정용섭2015

14) 35()

<본문읽기>

시 19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 하나님이 해를 위하여 하늘에 장막을 베푸셨도다 해는 그의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과 같고 그의 길을 달리기 기뻐하는 장사 같아서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까지 운행함이여 그의 열기에서 피할 자가 없도다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시키며 여호와의 증거는 확실하여 우둔한 자를 지혜롭게 하며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시도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도는 정결하여 영원까지 이르고 여호와의 법도 진실하여 다 의로우니 10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도다 11 또 주의 종이 이것으로 경고를 받고 이것을 지킴으로 상이 크니이다 12 자기 허물을 능히 깨달을 자 누구리요 나를 숨은 허물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13 또 주의 종에게 고의로 죄를 짓지 말게 하사 그 죄가 나를 주장하지 못하게 하소서 그리하면 내가 정직하여 큰 죄과에서 벗어나겠나이다 14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출 19:1-9()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을 떠난 지 삼 개월이 되던 날 그들이 시내 광야에 이르니라 그들이 르비딤을 떠나 시내 광야에 이르러 그 광야에 장막을 치되 이스라엘이 거기 산 앞에 장막을 치니라 모세가 하나님 앞에 올라가니 여호와께서 산에서 그를 불러 말씀하시되 너는 이같이 야곱의 집에 말하고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말하라 내가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 모세가 내려와서 백성의 장로들을 불러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령하신 그 모든 말씀을 그들 앞에 진술하니 백성이 일제히 응답하여 이르되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우리가 다 행하리이다 모세가 백성의 말을 여호와께 전하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내가 빽빽한 구름 가운데서 네게 임함은 내가 너와 말하는 것을 백성들이 듣게 하며 또한 너를 영영히 믿게 하려 함이니라.

벧전 2:4-10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 돌이신 예수께 나아가 너희도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 성경에 기록되었으되 보라 내가 택한 보배로운 모퉁잇돌을 시온에 두노니 그를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였으니 그러므로 믿는 너희에게는 보배이나 믿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건축자들이 버린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고또한 부딪치는 돌과 걸려 넘어지게 하는 바위가 되었다 하였느니라 그들이 말씀을 순종하지 아니하므로 넘어지나니 이는 그들을 이렇게 정하신 것이라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10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

<집중 묵상구절>

시 19:14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묵상>

시 19편은 크게 두 단락으로 구분된다첫 단락은 1-6절이다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가 이 구절에 맞닿아 있다. 1절을 보라.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하늘과 궁창은 사람이 손을 댈 수 없는 영역이다절대의 세계이자 초월의 세계이다절대 생명이 은폐되어 있는 세계다이 세상의 생명은 거기로부터 온다시인은 해를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과 같고 길을 달리기 기뻐하는 장사 같다고 묘사했다

고대인들에게 하늘그리고 폭우번개 등이 얼마나 위력적이었을지는 상상이 간다그 모든 자연의 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는 게 시인의 고백이다.

둘째 단락은 7-14절이다율법의 완전성에 대한 찬가다첫 단락이 자연의 위대성을 노래하는 것과 비견된다율법은 영혼을 살리며 어리석은 사람들을 지혜롭게 한다(7).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한다(8). 여호와의 법은 진실하고 의로워서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도다.”10). 

율법을 여러 가지 다른 단어로 표현했다여호와의 증거여호와의 교훈여호와의 계명여호와를 경외하는 도여호와의 법 등등이다율법은 유대인들이 자랑할 만하다

참고적으로 한 마디 짚고 넘어가자기독교는 율법이 아니라 복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히브리서 기자는 율법은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이자 그림자라고 했다(히 8:5). 바울도 율법 실천이 아니라 예수를 믿음으로만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기독교는 율법을 해체하지 않는다율법은 복음 안에서 분명한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시편 기자는 앞에서 창조 세계와 율법 세계의 완전성을 노래한 다음에 결론적으로 마지막 14절에 이렇게 기원한다

나의 반석이시오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 되기를 원하나이다.” 

장엄하고 웅장한 자연도 그것 자체로가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의미가 있듯이율법도 그것 자체로가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의미가 있다시인의 관심은 하나님이다그래서 자신의 말과 생각이 하나님께 바쳐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여기서 시인은 하나님을 반석과 구속자라고 표현했다반석과 구속자는 똑같은 뜻이다구속을 받아야만 삶이 반석에 서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늘의 해와 달과 별그리고 지구와 그 안의 모든 것을 지으신 하나님이야말로그리고 율법을 주신 하나님이야말로 반석이다그분만이 우리 생명의 토대다

이런 말을 상투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사람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것을 반석으로 삼으려고 한다이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없다그 모든 것들은 자연보다 훨씬 힘이 떨어진다대통령도 죽고대기업 회장도 죽는다권력과 돈이 우리 삶의 토대가 될 수 없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예수야말로 반석이라고 믿는다하나님이 반석이라는 말도 실제로는 예수로 인해서 가능하다

하나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들로부터 살리신 사건인 부활이야말로 생명을 얻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 예수가 고난을 당하고 십자가에 달리셨다그의 고난과 십자가가 우리 삶에 깊이 각인되는 사순절이 되기를 ...

<기도>

주님우리의 말과 생각이 하나님께 받아들여지기를 바랍니다우리 생명의 반석이신 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아멘.

Thursday, March 12, 2020

사순절 묵상(13)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13)

정용섭2015

13) 34()

<본문읽기>

시 105:1-11, 37-45

여호와께 감사하고 그의 이름을 불러 아뢰며 그가 하는 일을 만민 중에 알게 할지어다 그에게 노래하며 그를 찬양하며 그의 모든 기이한 일들을 말할지어다 그의 거룩한 이름을 자랑하라 여호와를 구하는 자들은 마음이 즐거울지로다 여호와와 그의 능력을 구할지어다 그의 얼굴을 항상 구할지어다 5-6 그의 종 아브라함의 후손 곧 택하신 야곱의 자손 너희는 그가 행하신 기적과 그의 이적과 그의 입의 판단을 기억할지어다 그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시라 그의 판단이 온 땅에 있도다 그는 그의 언약 곧 천 대에 걸쳐 명령하신 말씀을 영원히 기억하셨으니 이것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이고 이삭에게 하신 맹세이며 10 야곱에게 세우신 율례 곧 이스라엘에게 하신 영원한 언약이라 11 이르시기를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에게 할당된 소유가 되게 하리라 하셨도다 ...

37 마침내 그들을 인도하여 은 금을 가지고 나오게 하시니 그의 지파 중에 비틀거리는 자가 하나도 없었도다 38 그들이 떠날 때에 애굽이 기뻐하였으니 그들이 그들을 두려워함이로다 39 여호와께서 낮에는 구름을 펴사 덮개를 삼으시고 밤에는 불로 밝히셨으며 40 그들이 구한즉 메추라기를 가져 오시고 또 하늘의 양식으로 그들을 만족하게 하셨도다 41 반석을 여신즉 물이 흘러나와 마른 땅에 강 같이 흘렀으니 42 이는 그의 거룩한 말씀과 그의 종 아브라함을 기억하셨음이로다 43 그의 백성이 즐겁게 나오게 하시며 그의 택한 자는 노래하며 나오게 하시고 44 여러 나라의 땅을 그들에게 주시며 민족들이 수고한 것을 소유로 가지게 하셨으니 45 이는 그들이 그의 율례를 지키고 그의 율법을 따르게 하려 하심이로다 할렐루야.

렘 30:12-22

12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네 상처는 고칠 수 없고 네 부상은 중하도다 13 네 송사를 처리할 재판관이 없고 네 상처에는 약도 없고 처방도 없도다 14 너를 사랑하던 자가 다 너를 잊고 찾지 아니하니 이는 네 악행이 많고 네 죄가 많기 때문에 나는 네 원수가 당할 고난을 네가 받게 하며 잔인한 징계를 내렸도다 15 너는 어찌하여 네 상처 때문에 부르짖느냐 네 고통이 심하도다 네 악행이 많고 네 죄가 허다하므로 내가 이 일을 너에게 행하였느니라 16 그러므로 너를 먹는 모든 자는 잡아먹힐 것이며 네 모든 대적은 사로잡혀 갈 것이고 너에게서 탈취해 간 자는 탈취를 당할 것이며 너에게서 노략질한 모든 자는 노략물이 되리라 17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들이 쫓겨난 자라 하매 시온을 찾는 자가 없은즉 내가 너의 상처로부터 새 살이 돋아나게 하여 너를 고쳐 주리라 18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니라 보라 내가 야곱 장막의 포로들을 돌아오게 할 것이고 그 거처들에 사랑을 베풀 것이라 성읍은 그 폐허가 된 언덕 위에 건축될 것이요 그 보루는 규정에 따라 사람이 살게 되리라 19 그들에게서 감사하는 소리가 나오고 즐거워하는 자들의 소리가 나오리라 내가 그들을 번성하게 하리니 그들의 수가 줄어들지 아니하겠고 내가 그들을 존귀하게 하리니 그들은 비천하여지지 아니하리라 20 그의 자손은 예전과 같겠고 그 회중은 내 앞에 굳게 설 것이며 그를 압박하는 모든 사람은 내가 다 벌하리라 21 그 영도자는 그들 중에서 나올 것이요 그 통치자도 그들 중에서 나오리라 내가 그를 가까이 오게 하리니 그가 내게 가까이 오리라 참으로 담대한 마음으로 내게 가까이 올 자가 누구냐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22 너희는 내 백성이 되겠고 나는 너희들의 하나님이 되리라.

요 12:36-43

36 너희에게 아직 빛이 있을 동안에 빛을 믿으라 그리하면 빛의 아들이 되리라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떠나가서 숨으시니라 37 이렇게 많은 표적을 그들 앞에서 행하셨으나 그를 믿지 아니하니 38 이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 이르되 주여 우리에게서 들은 바를 누가 믿었으며 주의 팔이 누구에게 나타났나이까 하였더라 39 그들이 능히 믿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니 곧 이사야가 다시 일렀으되 40 그들의 눈을 멀게 하시고 그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셨으니 이는 그들로 하여금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깨닫고 돌이켜 내게 고침을 받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하였음이더라 41 이사야가 이렇게 말한 것은 주의 영광을 보고 주를 가리켜 말한 것이라 42 그러나 관리 중에도 그를 믿는 자가 많되 바리새인들 때문에 드러나게 말하지 못하니 이는 출교를 당할까 두려워함이라 43 그들은 사람의 영광을 하나님의 영광보다 더 사랑하였더라.

<집중 묵상구절>

요 12:42,43

그러나 관리 중에도 그를 믿는 자가 많되 바리새인들 때문에 드러나게 말하지 못하니 이는 출교를 당할까 두려워함이라 그들은 사람의 영광을 하나님의 영광보다 더 사랑하였더라.

<묵상>

예수 당시에 사람들은 왜 예수가 메시아라는 사실을 믿지 못했을까요한복음 기자는 이렇게 많은 표적을 그들 앞에서 행하셨으나 그를 믿지 아니하니...’(요 12:37)라고 그 사실을 짚었다예수는 숨어 다니지 않았다공생애 중에 메시아에게 나타날 표적을 많이 행했다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요한복음 기자는 이사야의 말을(사 6:10) 인용해서 그 이유를 설명한다하나님이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고 마음을 완고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요 12:40). 하나님이 눈을 멀게 했다면 결국 책임이 그 사람에게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 아니냐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게 아니다믿지 못하는 것이 다른 방식으로는 이해될 수 없는 사태라는 사실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출애굽 역사에서 하나님이 바로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셨다는 진술과 비슷한 이야기다.

요한복음 기자는 이런 사태의 다른 한 측면을 본다그것은 예수를 믿지만 바리새인들을 의식해서 드러나게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그들에게는 바리새인들에게 밉보이면 출교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물론 바리새인들에게는 출교 시킬 수 있는 권한은 없다그런 일은 당시 유대교의 최고 권력 기관인 산헤드린의 몫이다아마도 산헤드린 의원 중에 바리새인들이 있었을 것이다바리새인들이 직접 교권을 행사한다기보다는 그들의 고발로 출교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로 봐야한다.

출교는 고대 유대사회에서 매장당하는 거나 다를 게 없다유대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종교는 이와 비슷한 제도를 둔다마틴 루터는 당시 가톨릭교회의 교황으로부터 파문을 받았다그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종교재판을 받아 파문을 당하거나 심할 경우에는 사형까지 당했다사형을 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단 파문을 당하면 아무도 그를 보호해주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서 살해당하기 일쑤였다

예수 당시의 출교는 중세기 때의 상황보다 더 심각했다그러니 예수에 대해서 호감을 느끼던 사람들이라 해도 드러내놓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요한복음 기자는 출교 당할까 두려워하던 사람들을 단순히 예수 당시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초기 기독교인들 전반을 가리키는지 모른다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90년 어간부터 유대교는 기독교인들을 회당공동체에서 축출했다고 한다그 이전까지는 유대교와 기독교 사이에 어느 정도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그런대로 어울려 지낼 수 있었다유대교가 기독교와 분명한 선을 긋기 시작한 역사적 사건은 70년에 끝난 유대전쟁이다유대 독립을 위한 전쟁은 실패로 끝났다예루살렘이 로마에 의해서 함락되었다성전은 초토화되었다제사장 계급도 없어지고왕족도 사라졌다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는 바리새파 운동이었다율법을 강조하기 시작했다율법을 철저하게 따르기를 거부하는 기독교를 용납할 수 없었다유대교의 보호 우산 아래 머물려면 율법을 지키고그렇지 않으면 떠나라는 압박이 가해졌다초기 기독교인들 중에서 이런 상황을 크게 두려워하던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출교 당할까 두려워하던 사람들을 가리켜 요한복음 기자는 사람의 영광을 하나님의 영광보다 더 사랑했다.’고 표현했다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람의 영광은 확실하지만 하나님의 영광은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사람의 영광은 분명하게 알 수 있다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이다돈이 많거나 사회적 신분이 높으면 영광을 받는다

하나님의 영광이 무엇일까어떻게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사랑할 수 있을까?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거룩한 의식이다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것은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고 그것을 기리고 순종한다는 뜻이다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했고앞으로 완성하실 것이다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우리를 의롭다고 인정하신다예수를 믿는 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

하나님께서 하신 이런 일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사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영광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당연히 돈이나 권력이나 명예 등에 매이지 않는다세상에서 영광스럽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사랑하지 않는다쉽지 않겠지만.

사순절은 하나님의 영광이 예수의 고난과 십자가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더 진지하게 생각하는 절기다세상의 화려한 것과 비교해서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겉으로는 초라하게 보이지만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구원 행위였으며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게 가능할까이게 종교적인 자기 합리화로서가 아니라 삶의 확실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물론이다세상의 영광으로는 참된 만족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하나님의 영광에 더 가까이 가는 사순절이 되었으면 한다.

<기도>

주님사람의 영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도록 인도해주십시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아멘.

Wednesday, March 11, 2020

사순절 묵상(12)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12)

정용섭2015

12) 33()

<본문읽기>

시 105:1-11, 37-45

여호와께 감사하고 그의 이름을 불러 아뢰며 그가 하는 일을 만민 중에 알게 할지어다 그에게 노래하며 그를 찬양하며 그의 모든 기이한 일들을 말할지어다 그의 거룩한 이름을 자랑하라 여호와를 구하는 자들은 마음이 즐거울지로다 여호와와 그의 능력을 구할지어다 그의 얼굴을 항상 구할지어다 5-6 그의 종 아브라함의 후손 곧 택하신 야곱의 자손 너희는 그가 행하신 기적과 그의 이적과 그의 입의 판단을 기억할지어다 그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시라 그의 판단이 온 땅에 있도다 그는 그의 언약 곧 천 대에 걸쳐 명령하신 말씀을 영원히 기억하셨으니 이것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이고 이삭에게 하신 맹세이며 10 야곱에게 세우신 율례 곧 이스라엘에게 하신 영원한 언약이라 11 이르시기를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에게 할당된 소유가 되게 하리라 하셨도다 ...

37 마침내 그들을 인도하여 은 금을 가지고 나오게 하시니 그의 지파 중에 비틀거리는 자가 하나도 없었도다 38 그들이 떠날 때에 애굽이 기뻐하였으니 그들이 그들을 두려워함이로다 39 여호와께서 낮에는 구름을 펴사 덮개를 삼으시고 밤에는 불로 밝히셨으며 40 그들이 구한즉 메추라기를 가져 오시고 또 하늘의 양식으로 그들을 만족하게 하셨도다 41 반석을 여신즉 물이 흘러나와 마른 땅에 강 같이 흘렀으니 42 이는 그의 거룩한 말씀과 그의 종 아브라함을 기억하셨음이로다 43 그의 백성이 즐겁게 나오게 하시며 그의 택한 자는 노래하며 나오게 하시고 44 여러 나라의 땅을 그들에게 주시며 민족들이 수고한 것을 소유로 가지게 하셨으니 45 이는 그들이 그의 율례를 지키고 그의 율법을 따르게 하려 하심이로다 할렐루야.

창 22:1-19

그 일 후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 그를 부르시되 아브라함아 하시니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 준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종과 그의 아들 이삭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나 하나님이 자기에게 일러 주신 곳으로 가더니 제삼일에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그 곳을 멀리 바라본지라 이에 아브라함이 종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나귀와 함께 여기서 기다리라 내가 아이와 함께 저기 가서 예배하고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리라 하고 아브라함이 이에 번제 나무를 가져다가 그의 아들 이삭에게 지우고 자기는 불과 칼을 손에 들고 두 사람이 동행하더니 이삭이 그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하니 그가 이르되 내 아들아 내가 여기 있노라 이삭이 이르되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나이까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하고 두 사람이 함께 나아가서 하나님이 그에게 일러 주신 곳에 이른지라 이에 아브라함이 그 곳에 제단을 쌓고 나무를 벌여 놓고 그의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나무 위에 놓고 10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니 11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그를 불러 이르시되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시는지라 아브라함이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 12 사자가 이르시되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13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살펴본즉 한 숫양이 뒤에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지라 아브라함이 가서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더라 14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으므로 오늘날까지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 15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두 번째 아브라함을 불러 16 이르시되 여호와께서 이르시기를 내가 나를 가리켜 맹세하노니 네가 이같이 행하여 네 아들 네 독자도 아끼지 아니하였은즉 17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성문을 차지하리라 18 또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니 이는 네가 나의 말을 준행하였음이니라 하셨다 하니라 19 이에 아브라함이 그의 종들에게로 돌아가서 함께 떠나 브엘세바에 이르러 거기 거주하였더라.

히 11:1-3, 13-19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 ...

13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14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15 그들이 나온 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16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17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그는 약속들을 받은 자로되 그 외아들을 드렸느니라 18 그에게 이미 말씀하시기를 네 자손이라 칭할 자는 이삭으로 말미암으리라 하셨으니 19 그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비유컨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도로 받은 것이니라.

<집중 묵상구절>

창 22:14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으므로 오늘날까지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

<묵상>

창 22장에는 한편으로는 아름답지만 다른 한편으로 끔찍한 이야기가 나온다아브라함이 하나님 앞에서 인간이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믿음을 보였다는 것은 아름답지만하나님의 명령이라 해서 아들까지 죽여서 바치려고 했다는 것은 끔찍하다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해보자우리가 이런 명령을 다시 받았다면 실제로 아브라함처럼 자식을 바쳐야 할까그게 가능할까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해서 인간이 제 정신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명령까지 실제로 내리시는 분일까혹시 아브라함이 환청을 들은 것은 아닐까?

고대 근동에는 인신제사가 없지 않았다그들이 비인간적이어서 그런 일을 행한 것은 아니다극심한 가뭄이나 전염병 등으로 공동체 전체가 몰살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사람을 신에게 바친 것이다고대 유대인들도 주변에서 그런 일들을 보았을 것이다그들이 생존의 극한 상황에서 빠졌을 때 인신제사의 유혹을 받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구약의 제사 행위는 기본적으로 하나님께 생명을 바치는 의식이다사람을 바치는 대신에 짐승을 바친다.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는 우리의 죄를 대신한 희생제물이다그는 하나님의 아들이다이 일을 하나님 당신이 하신 것이다그렇다면 하나님은 자기 아들을 죽임으로써 인간 구원을 완성한 분이라는 말이 된다이게 말이 될까이런 하나님 상은 성서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이교적이다우주를 말씀으로 창조하신 하나님이 이런 이교적 방식으로 밖에는 인간을 구원할 수 없다는 말인가여기서 자칫 길을 잘못 들면 우리의 신앙은 고대 근동 종교에 익숙했던 인신제사 차원으로 떨어진다.

아브라함의 모리아 산 전승을 다시 보자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에 대해서 평가하지 않는다왈가왈부하지 않는다앞서 소돔성 사건 때는 의인 50명으로부터 시작해서 10명까지 내려오는 흥정이 있었지만여기서는 일절 말이 없다주인의 명령을 무조건 따르는 종처럼 미션을 수행할 뿐이다이게 믿음의 최고 경지다말이 없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하나님을 신뢰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절대적인 믿음이다그럴 때 히 11:1절이 말하듯이 생명에 대한 절대적인 희망이 가능하다마지막 순간에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양을 준비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여호와 이레!

모리아 전승 이야기는 예수의 십자가 죽음에 대한 예표다예수는 아브라함처럼 (또는 이삭처럼십자가 죽음 앞에 섰다모든 것을 잃는 순간이다자신의 운명이 하나님으로부터 거부당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예수는 말없이 십자가의 길을 받아들였다인류 구원또는 하나님 나라의 성취에서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그 외의 모든 가능성을 차단한 채 그 길을 갔다아브라함처럼 오직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 근거해서 말이다여호와 이레!

<기도>

주님하나님이 우리의 생명을 지키고 준비하신다는 사실을 실제로 믿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아멘.

사순절 묵상(11)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11)

정용섭2015

11) 32

<본문읽기>

시 1105:1-11, 37-45

여호와께 감사하고 그의 이름을 불러 아뢰며 그가 하는 일을 만민 중에 알게 할지어다 그에게 노래하며 그를 찬양하며 그의 모든 기이한 일들을 말할지어다 그의 거룩한 이름을 자랑하라 여호와를 구하는 자들은 마음이 즐거울지로다 여호와와 그의 능력을 구할지어다 그의 얼굴을 항상 구할지어다 5-6 그의 종 아브라함의 후손 곧 택하신 야곱의 자손 너희는 그가 행하신 기적과 그의 이적과 그의 입의 판단을 기억할지어다 그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시라 그의 판단이 온 땅에 있도다 그는 그의 언약 곧 천 대에 걸쳐 명령하신 말씀을 영원히 기억하셨으니 이것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이고 이삭에게 하신 맹세이며 10 야곱에게 세우신 율례 곧 이스라엘에게 하신 영원한 언약이라 11 이르시기를 내가 가나안 땅을 네게 주어 너희에게 할당된 소유가 되게 하리라 하셨도다 ...

37 마침내 그들을 인도하여 은 금을 가지고 나오게 하시니 그의 지파 중에 비틀거리는 자가 하나도 없었도다 38 그들이 떠날 때에 애굽이 기뻐하였으니 그들이 그들을 두려워함이로다 39 여호와께서 낮에는 구름을 펴사 덮개를 삼으시고 밤에는 불로 밝히셨으며 40 그들이 구한즉 메추라기를 가져 오시고 또 하늘의 양식으로 그들을 만족하게 하셨도다 41 반석을 여신즉 물이 흘러나와 마른 땅에 강 같이 흘렀으니 42 이는 그의 거룩한 말씀과 그의 종 아브라함을 기억하셨음이로다 43 그의 백성이 즐겁게 나오게 하시며 그의 택한 자는 노래하며 나오게 하시고 44 여러 나라의 땅을 그들에게 주시며 민족들이 수고한 것을 소유로 가지게 하셨으니 45 이는 그들이 그의 율례를 지키고 그의 율법을 따르게 하려 하심이로다 할렐루야.

창 21:1-7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라를 돌보셨고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라에게 행하셨으므로 사라가 임신하고 하나님이 말씀하신 시기가 되어 노년의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낳으니 아브라함이 그에게 태어난 아들 곧 사라가 자기에게 낳은 아들을 이름하여 이삭이라 하였고 그 아들 이삭이 난 지 팔 일 만에 그가 하나님이 명령하신 대로 할례를 행하였더라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 이삭이 그에게 태어날 때에 백 세라 사라가 이르되 하나님이 나를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 또 이르되 사라가 자식들을 젖먹이겠다고 누가 아브라함에게 말하였으리요마는 아브라함의 노경에 내가 아들을 낳았도다 하니라.

히 1:8-12

아들에 관하여는 하나님이여 주의 보좌는 영영하며 주의 나라의 규는 공평한 규이니이다 주께서 의를 사랑하시고 불법을 미워하셨으니 그러므로 하나님 곧 주의 하나님이 즐거움의 기름을 주께 부어 주를 동류들보다 뛰어나게 하셨도다 하였고 10 또 주여 태초에 주께서 땅의 기초를 두셨으며 하늘도 주의 손으로 지으신 바라 

11 그것들은 멸망할 것이나 오직 주는 영존할 것이요 그것들은 다 옷과 같이 낡아지리니 12 의복처럼 갈아입을 것이요 그것들은 옷과 같이 변할 것이나 주는 여전하여 연대가 다함이 없으리라 하였으나...

<집중 묵상구절>

히 1:11,12

그것들은 멸망할 것이나 오직 주는 영존할 것이요 그것들은 다 옷과 같이 낡아지리니 12 의복처럼 갈아입을 것이요 그것들은 옷과 같이 변할 것이나 주는 여전하여 연대가 다함이 없으리라 하였으나...

 <묵상>

히브리서는 신약성경 중에서 유대교적 성격이 가장 강한 성경이다제목에서 그런 분위기를 알 수 있다전체 주제는 예수는 참된 대제사장이다구약의 멜기세덱을 근거로 삼는다멜기세덱은 구약에서 별로 중요한 인물이 아니다아브라함 전승에 잠시 등장하는 인물이다아브라함이 납치된 조카 롯을 구출하기 위한 전쟁을 벌였다가 승전한 후 돌아오는 길에 멜기세덱을 만난다

멜기세덱은 살렘 왕이자 제사장이었다고 한다살렘은 예루살렘을 가리킨다그가 왜 개선장군처럼 돌아오는 아브라함을 맞이하러 왔는지에 대해서 창세기 기자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어쨌든지 그는 아브라함을 축복했고아브라함은 그 답례로 노획물 중에서 십분의 일을 떼어 멜기세덱에게 주었다창 14:17-20절에 나오는 이야기다

히브리서 기자는 멜기세덱이 이스라엘의 레위 지파에 속하지 않은 제사장으로서 아브라함에게 축복을 베풀고 레위 지파가 다른 지파에게서 십일조를 받는 전통의 원초적 사건으로서 아브라함에게서 십일조를 받았다는 사실에 근거해서 예수의 대제사장 직이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예수를 대제사장으로 보는 관점이 정통 기독론과 속죄론에서 볼 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예컨대 구약 인물을 언급하더라도 바울은 아브라함을 중요하게 다루지만 히브리서는 멜기세덱을 다룬다바울에게는 율법을 넘어서는 복음을 전하는 게 중요한 반면에 히브리서 기자는 유대교적 개념으로 예수의 속죄 능력을 전하는 게 중요했다

그런 탓인지 루터는 히브리서를 야고보서 등과 함께 다른 성경에 비해서 영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배열을 뒤쪽으로 돌렸다

그렇지만 아무도 히브리서의 영적 가치를 부정할 수는 없다예수를 대제사장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안 될 당시의 고유한 상황이 히브리서 기자에게 있었을 것이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 우리의 죄를 대신한 것이라는 당시의 기초 교리에서 볼 때도 제사장으로서의 예수 상은 크게 어긋나는 가르침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집중 묵상 구절로 선택한 히 1:11,12절은 시 102:25절 이하를 인용한 말씀이다

하늘과 땅으로 일컬어지는 이 세상은 모두 하나님이 지으신 것이다이 세상은 어마어마한 힘이다고대인의 눈에 하늘과 땅이 어떻게 보였을지 상상이 간다자신들의 모든 생각을 초월해 있는 세상이었다

현대인들은 고대인에 비해서 세상에 대한 물리적 지식을 많이 알고 있지만근본에서 보면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하다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더 많다는 게 확인될 뿐이다태양계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도 정확하게 모른다태양계가 포함된 은하계의 크기는 얼마나 되며그 너머의 은하단더 너머의 초은하단그리고 우주 거대 구조가 얼마나 크며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먼 미래에 그것을 조금 더 알게 된다 하더라도 알게 된 그 너머를 모른다는 게 확인될 뿐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시편 기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 하늘과 땅도 멸망할 것이라고 했다그것을 옷으로 비유했다옷은 세월이 지나면 낡아버린다우주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던 시인이지만 근본만은 정확하게 뚫어 본 것이다

지구를 비롯해서 우주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고 변화된다모든 것은 시간과 더불어 태어났다가 성장하다가 사라진다그러나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것으로 변한다질량 불변의 법칙이다.

성서기자들은 세상을 물리적으로 묘사하려는 게 아니다그들의 관심은 하나님이다하나님을 그들은 주라고 불렀다주는 영존하고여전하여 끝이 없는 분이다

바로 그 주가 세상 구원을 위해서 아들을 보내셨다그 아들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다영존하는 주의 아들로서 예수는 십자가를 지셨으며주이신 하나님에 의해서 죽은 자들로부터 살아나셨다

사순절을 기리면서 우리는 주가 행하신 이 엄청난 일을 반복해서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기도>

주님만이 세상 창조자로서 영원하시며 우리를 구원하실 분이라는 사실을 믿습니다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그 하나님을 바로 알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아멘.

Tuesday, March 10, 2020

사순절 묵상(10)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10)

정용섭2015

10) 228()

<본문읽기>

시편 22:23-31

23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너희여 그를 찬송할지어다 야곱의 모든 자손이여 그에게 영광을 돌릴지어다 너희 이스라엘 모든 자손이여 그를 경외할지어다 24 그는 곤고한 자의 곤고를 멸시하거나 싫어하지 아니하시며 그의 얼굴을 그에게서 숨기지 아니하시고 그가 울부짖을 때에 들으셨도다 25 큰 회중 가운데에서 나의 찬송은 주께로부터 온 것이니 주를 경외하는 자 앞에서 나의 서원을 갚으리이다 26 겸손한 자는 먹고 배부를 것이며 여호와를 찾는 자는 그를 찬송할 것이라 너희 마음은 영원히 살지어다 27 땅의 모든 끝이 여호와를 기억하고 돌아오며 모든 나라의 모든 족속이 주의 앞에 예배하리니 28 나라는 여호와의 것이요 여호와는 모든 나라의 주재심이로다 29 세상의 모든 풍성한 자가 먹고 경배할 것이요 진토 속으로 내려가는 자 곧 자기 영혼을 살리지 못할 자도 다 그 앞에 절하리로다 30 후손이 그를 섬길 것이요 대대에 주를 전할 것이며 31 와서 그의 공의를 태어날 백성에게 전함이여 주께서 이를 행하셨다 할 것이로다.

창 16:7-15

여호와의 사자가 광야의 샘물 곁 곧 술 길 샘 곁에서 그를 만나 이르되 사래의 여종 하갈아 네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느냐 그가 이르되 나는 내 여주인 사래를 피하여 도망하나이다 여호와의 사자가 그에게 이르되 네 여주인에게로 돌아가서 그 수하에 복종하라 10 여호와의 사자가 또 그에게 이르되 내가 네 씨를 크게 번성하여 그 수가 많아 셀 수 없게 하리라 11 여호와의 사자가 또 그에게 이르되 네가 임신하였은즉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라 이는 여호와께서 네 고통을 들으셨음이니라 12 그가 사람 중에 들나귀 같이 되리니 그의 손이 모든 사람을 치겠고 모든 사람의 손이 그를 칠지며 그가 모든 형제와 대항해서 살리라 하니라 13 하갈이 자기에게 이르신 여호와의 이름을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이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어떻게 여기서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을 뵈었는고 함이라 14 이러므로 그 샘을 브엘라해로이라 불렀으며 그것은 가데스와 베렛 사이에 있더라 15 하갈이 아브람의 아들을 낳으매 아브람이 하갈이 낳은 그 아들을 이름하여 이스마엘이라 하였더라.

막 8:27-30

27 예수와 제자들이 빌립보 가이사랴 여러 마을로 나가실새 길에서 제자들에게 물어 이르시되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28 제자들이 여짜와 이르되 세례 요한이라 하고 더러는 엘리야더러는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 29 또 물으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 하매 30 이에 자기의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경고하시고...

<집중 묵상구절>

시 22:23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너희여 그를 찬송할지어다 야곱의 모든 자손이여 그에게 영광을 돌릴지어다 너희 이스라엘 모든 자손이여 그를 경외할지어다.

<묵상>

시편 22편은 고난과 고통의 바닥에 팽개쳐진 사람의 외침이다예수도 십자가 위에서 시 22:1절을 그대로 인용했다. “내 하나님이여내 하나님이여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27:46). 

몇 구절을 더 인용해보겠다

내 하나님이여 내가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잠잠하지 아니하오나 응답하지 아니하시나이다.”(2).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비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니이다.”(6). 

나를 멀리 하지 마옵소서 환난이 가까우나 도울 자 없나이다.”(11). 

나는 물 같이 쏟아졌으며 내 모든 뼈는 어그러졌으며 내 마음은 밀랍 같아서 내 속에서 녹았으며내 힘이 말라 질그릇 조각 같고 내 혀가 입천장에 붙었나이다 주께서 또 나를 죽음의 진토 속에 두셨나이다.”(14,15).

나는 지난 인생살이에서 신음소리를 낼 정도로 고통스러운 일을 당하지 못해서 시편 기자의 심정을 충분하게 이해하지 못한다이해는 하더라도 실감하지 못한다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토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시편을 설교해야 할 목사로서 결격사유에 해당된다어쩔 수 없다직접 경험하지 못했다면 간접으로라도 경험해야 한다책읽기가 가장 좋은 경험이다.

이렇게 참척에 가까운 고통을 외치던 시편기자가 22절부터 갑자기 평화로운 마음으로 노래한다시편 22편이 원래 두 편의 노래였다가 편집 과정에서 하나로 묶인 것인지아니면 시인이 고통을 극복하고 하나님 안에서 평화를 얻었다는 것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고통의 외침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게 우리 독자들에게 천만다행이다오늘 집중 묵상 구절을 살펴보자.

23절에서 시인은 하나님께 돌려야 할 영적 태도를 세 가지 단어로 반복해서 강조한다

찬송하라영광을 돌려라그를 경외하라

각각의 뜻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전체적으로는 비슷하다찬송영광경외는 하나님을 주()님으로 인정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하나님을 주님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자신을 종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종은 주인에게 두 가지 태도를 갖춰야 한다

하나는 절대 순종이고다른 하나는 절대 신뢰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이것 외에 없다

니체 같은 이들은 이런 태도를 노예근성이라고 비판할지 모른다근대주의는 인간의 주체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가르쳤다순종과 신뢰가 왜곡되면 병적으로 나타날 것이다그런 심리 현상들이 기독교 신앙에서도 자주 나타났다자학에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순종과 신뢰는 우리의 삶을 최고조로 고양시키는 태도다

하나님을 향한 절대 순종과 절대 신뢰는 생명의 절정에 이르는 최선의 길이다.

십자가 앞에서 예수는 하나님을 향한 절대 순종과 절대 신뢰를 잃지 않았다그것이 없었다면 그는 십자가의 길을 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절대 순종과 절대 신뢰로 인해서 결국 인류 구원의 길이 열린 게 아니겠는가.

<기도>

주님하나님 영호와를 찬송하고그에게 영광을 돌리고그를 경외하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사순절 묵상(9)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9)

정용섭2015

9) 227()

<본문읽기>

시편 22:23-31

23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너희여 그를 찬송할지어다 야곱의 모든 자손이여 그에게 영광을 돌릴지어다 너희 이스라엘 모든 자손이여 그를 경외할지어다 24 그는 곤고한 자의 곤고를 멸시하거나 싫어하지 아니하시며 그의 얼굴을 그에게서 숨기지 아니하시고 그가 울부짖을 때에 들으셨도다 25 큰 회중 가운데에서 나의 찬송은 주께로부터 온 것이니 주를 경외하는 자 앞에서 나의 서원을 갚으리이다 26 겸손한 자는 먹고 배부를 것이며 여호와를 찾는 자는 그를 찬송할 것이라 너희 마음은 영원히 살지어다 27 땅의 모든 끝이 여호와를 기억하고 돌아오며 모든 나라의 모든 족속이 주의 앞에 예배하리니 28 나라는 여호와의 것이요 여호와는 모든 나라의 주재심이로다 29 세상의 모든 풍성한 자가 먹고 경배할 것이요 진토 속으로 내려가는 자 곧 자기 영혼을 살리지 못할 자도 다 그 앞에 절하리로다 30 후손이 그를 섬길 것이요 대대에 주를 전할 것이며 31 와서 그의 공의를 태어날 백성에게 전함이여 주께서 이를 행하셨다 할 것이로다.

창 16:1-6

아브람의 아내 사래는 출산하지 못하였고 그에게 한 여종이 있으니 애굽 사람이요 이름은 하갈이라 사래가 아브람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내 출산을 허락하지 아니하셨으니 원하건대 내 여종에게 들어가라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 하매 아브람이 사래의 말을 들으니라 아브람의 아내 사래가 그 여종 애굽 사람 하갈을 데려다가 그 남편 아브람에게 첩으로 준 때는 아브람이 가나안 땅에 거주한 지 십 년 후였더라 아브람이 하갈과 동침하였더니 하갈이 임신하매 그가 자기의 임신함을 알고 그의 여주인을 멸시한지라 사래가 아브람에게 이르되 내가 받는 모욕은 당신이 받아야 옳도다 내가 나의 여종을 당신의 품에 두었거늘 그가 자기의 임신함을 알고 나를 멸시하니 당신과 나 사이에 여호와께서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 아브람이 사래에게 이르되 당신의 여종은 당신의 수중에 있으니 당신의 눈에 좋을 대로 그에게 행하라 하매 사래가 하갈을 학대하였더니 하갈이 사래 앞에서 도망하였더라.

롬 4:1-12

그런즉 육신으로 우리 조상인 아브라함이 무엇을 얻었다 하리요 만일 아브라함이 행위로써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면 자랑할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는 없느니라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냐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진 바 되었느니라 일하는 자에게는 그 삯이 은혜로 여겨지지 아니하고 보수로 여겨지거니와 일을 아니할지라도 경건하지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나니 일한 것이 없이 하나님께 의로 여기심을 받는 사람의 복에 대하여 다윗이 말한 바 불법이 사함을 받고 죄가 가리어짐을 받는 사람들은 복이 있고 주께서 그 죄를 인정하지 아니하실 사람은 복이 있도다 함과 같으니라 그런즉 이 복이 할례자에게냐 혹은 무할례자에게도냐 무릇 우리가 말하기를 아브라함에게는 그 믿음이 의로 여겨졌다 하노라 10 그런즉 그것이 어떻게 여겨졌느냐 할례시냐 무할례시냐 할례시가 아니요 무할례시니라 11 그가 할례의 표를 받은 것은 무할례시에 믿음으로 된 의를 인친 것이니 이는 무할례자로서 믿는 모든 자의 조상이 되어 그들도 의로 여기심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12 또한 할례자의 조상이 되었나니 곧 할례 받을 자에게뿐 아니라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무할례시에 가졌던 믿음의 자취를 따르는 자들에게도 그러하니라.

<집중 묵상구절>

창 16:6

아브람이 사래에게 이르되 당신의 여종은 당신의 수중에 있으니 당신의 눈에 좋을 대로 그에게 행하라 하매 사래가 하갈을 학대하였더니 하갈이 사래 앞에서 도망하였더라.

<묵상>

창 16장에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아브라함의 본처인 사라와 후처인 하갈 사이에 얽힌 일화다일화라기보다는 오히려 비화로 보는 게 맞다그런데 성서 기자는 그걸 비화로 처리하지 않고 중심 이야기로 끌어들였다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는 아기를 낳지 못했다부부 사이에 아기가 없는 게 무조건 여자 책임이 아닌데도 생리적인 지식이 부족했던 옛날에는 주로 여자의 책임으로 보았다사라는 부담이 말할 수 없이 컸을 것이다남편에게 자식을 낳아주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은 없었다비상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었다사라는 자신의 여종을 아내로 맞아 자식을 보라도 아브라함에게 말했다이런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늘 있었던 관행이었다아브라함이 왜 사라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서 성경은 아무런 설명이 없다아브라함이 애처가라서 아내의 말을 그대로 따른 것인지자식을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한 것인지어쨌든지 아브라함은 하갈과 동침했고하갈은 임신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상황이 좀 미묘하게 흘렀다임신한 걸 기화로 하갈은 사라를 멸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실제로 멸시한 건지 아니면 사라에게 자격지심이 들어서 과민하게 생각한 건지 제 삼자는 알지 못한다양쪽의 가능성이 다 있을 것이다사라는 남편 아브라함에게 그 사정을 알린다고자질이라면 고자질이고하소연이면 하소연이다아브라함은 당신 마음대로 처리하라.’고 일임한다아브라함의 허락을 받아 사라는 하갈을 학대했고그러자 하갈이 도망갔다는 것이다그게 위 집중 묵상 구절인 창 16:6절이다.

이런 본문은 사순절에 읽기는 좀 민망하다그런데 왜 성서일과로 주어졌을까영적인 교훈을 얻으려면 그 뒤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어야 한다하갈은 본처의 학대를 참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와 샘물 곁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난다하나님의 사자는 네 여주인에게로 돌아가서 그 수하에 복종하라.’고 타이르고하갈이 낳게 될 아들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지어주고 축복한다그 샘물 이름은 브엘라해로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그 의미는 나를 살피시는 살아 계신 이의 우물이다이스마엘은 하나님이 들으심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과 가운데 한 자만 다르다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본처 소생이 이삭만이 아니라 후처 소생인 이스마엘까지 살펴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위해서 사라와 하갈 이야기를 읽기가 민망하다고 했는데사실 그 이야기 자체를 민망할 거는 없다그게 인간의 본 모습이다누구나 다 도덕군자처럼 살지는 못한다질투도 하고속이기도 하고배신을 때리기도 한다성서의 사람들도 많이 그랬다그게 좋다는 게 아니라 그게 현실이라는 말이다사라가 아기를 낳지 못한 자신의 신세로 인해서 얼마나 크게 좌절했겠는가여종 하갈을 남편에게 내 주는 그녀의 마음이 오죽했겠는가임신한 하갈이 잘난 척할 때 그녀가 느낀 수모는 다른 사람이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하갈도 마음이 아주 복잡했을 것이다잘난 척하고 싶은 적도 있을 것이다이런 것만 본다면 인간 역사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그런데 하나님은 인간의 약함을 오히려 선하게 이용하신다마치 철없는 아이들이 말썽을 부려도 오히려 그걸 기회로 더 깊은 사랑을 깨닫게 해주는 부모와 비슷하게 말이다.

예수의 십자가는 인간의 무지로 인해서 벌어진 비극이다그런데 하나님은 그걸 오히려 인간 구원의 기회로 만드셨다악이 아무리 영악하다고 능력이 크다 하더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자신의 뜻을 성취할 수 없다궁극적인 승리자는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기도>

주님비록 지금 우리가 고난과 십자가의 시절을 살고 있지만 그 어둠에 매몰되지 말고 하나님의 궁극적인 승리를 내다보도록 인도해주십시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