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묵상(1)
/ 정용섭 목사1) 2015년 2월18일(수)- 재의 수요일
<성경본문>
욜 2:1,2, 12-17
1 시온에서 나팔을 불며 나의 거룩한 산에서 경고의 소리를 질러 이 땅 주민들로 다 떨게 할지니 이는 여호와의 날이 이르게 됨이니라 이제 임박하였으니 2 곧 어둡고 캄캄한 날이요 짙은 구름이 덮인 날이라 새벽 빛이 산 꼭대기에 덮인 것과 같으니 이는 많고 강한 백성이 이르렀음이라 이와 같은 것이 옛날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대대에 없으리로다
12 여호와의 말씀에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 하셨나니 13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 그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나니 14 주께서 혹시 마음과 뜻을 돌이키시고 그 뒤에 복을 내리사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 소제와 전제를 드리게 하지 아니하실는지 누가 알겠느냐 15 너희는 시온에서 나팔을 불어 거룩한 금식일을 정하고 성회를 소집하라 16 백성을 모아 그 모임을 거룩하게 하고 장로들을 모으며 어린이와 젖 먹는 자를 모으며 신랑을 그 방에서 나오게 하며 신부도 그 신방에서 나오게 하고 17 여호와를 섬기는 제사장들은 낭실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 이르기를 여호와여 주의 백성을 불쌍히 여기소서 주의 기업을 욕되게 하여 3)나라들로 그들을 관할하지 못하게 하옵소서 어찌하여 이방인으로 그들의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말하게 하겠나이까 할지어다.
시 51:1-17
1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따라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주의 많은 긍휼을 따라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 2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으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3 무릇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 4 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주께서 말씀하실 때에 의로우시다 하고 주께서 심판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하리이다 5 내가 죄악 중에서 출생하였음이여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나이다 6 보소서 주께서는 중심이 진실함을 원하시오니 내게 지혜를 은밀히 가르치시리이다 7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의 죄를 씻어 주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 8 내게 즐겁고 기쁜 소리를 들려 주시사 주께서 꺾으신 뼈들도 즐거워하게 하소서 9 주의 얼굴을 내 죄에서 돌이키시고 내 모든 죄악을 지워 주소서 10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11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12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켜 주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 13 그리하면 내가 범죄자에게 주의 도를 가르치리니 죄인들이 주께 돌아오리이다 14 하나님이여 나의 구원의 하나님이여 피 흘린 죄에서 나를 건지소서 내 혀가 주의 의를 높이 노래하리이다 15 주여 내 입술을 열어 주소서 내 입이 주를 찬송하여 전파하리이다 16 주께서는 제사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드렸을 것이라 주는 번제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이다 17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
고후 5:20후-6:10
20(후) 너희는 하나님과 화목하라 21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6:1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로서 너희를 권하노니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 2 이르시되 내가 은혜 베풀 때에 너에게 듣고 구원의 날에 너를 도왔다 하셨으니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3 우리가 이 직분이 비방을 받지 않게 하려고 무엇에든지 아무에게도 거리끼지 않게 하고 4 오직 모든 일에 하나님의 일꾼으로 자천하여 많이 견디는 것과 환난과 궁핍과 고난과 5 매 맞음과 갇힘과 난동과 수고로움과 자지 못함과 먹지 못함 가운데서도 6 깨끗함과 지식과 오래 참음과 자비함과 성령의 감화와 거짓이 없는 사랑과 7 진리의 말씀과 하나님의 능력으로 의의 무기를 좌우에 가지고 8 영광과 욕됨으로 그러했으며 악한 이름과 아름다운 이름으로 그러했느니라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 9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10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마 6:1-6, 16-21
1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 2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 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3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4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5 또 너희는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하지 말라 그들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6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16 금식할 때에 너희는 외식하는 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보이지 말라 그들은 금식하는 것을 사람에게 보이려고 얼굴을 흉하게 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17 너는 금식할 때에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으라 18 이는 금식하는 자로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오직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보이게 하려 함이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19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고 도둑질하느니라 20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 21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집중 묵상 구절>
고후 5:20(후)-21
하나님과 화목하라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묵상>
우리는 앞으로 마흔 번에 걸쳐 사순절 묵상을 시도할 것이다. 교회력에 따라서 여러 성경 본문이 제시되는데, 그 가운데 한 구절이나 서너 구절을 택해서 묵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늘은 고후 5:20-21절이다.
‘하나님과 화목하라.’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 한 문장에서도 우리가 생각할 것은 많다. 일단 이것은 지금 우리가 하나님과 화목하지 않다는 걸 전제한다. 이것은 곧 우리가 생명으로부터 분리되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이런 걸 실감하지 못하고 산다. 연봉과 건강과 가족 등의 조건이 갖추어지면 생명이 완성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이 우리에게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이런 조건들이 파괴되면 우리의 영혼도 크게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이런 조건들은 생명 현상의 한 부분일 뿐이다. 부분만으로 생명의 총체가 저절로 완성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자면 밥 고프지 않게 잘 먹으면 만족스럽기는 하지만 그 만족이 계속 유지되지 못한다. 그 외의 다른 것을 갈구한다. 다른 것이 채워지지 않으면 생명의 빈곤에 떨어지곤 한다.
하나님과 화목을 이루려면 죄가 해결되어야 한다. 죄는 생명을 파괴하는 존재론적 세력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죄가 무엇일까? 이것은 단순히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행위를 가리키는 게 아니다. 자기 스스로 생명을 성취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하나님을 거부하는 생각과 행위다. 그런 생각과 행위는 우상숭배로 나타난다. 피조물을 신으로 높이는 것이 우상숭배다. 그게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사람이 남에게서 존경받으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만 봐도 이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게 성취되면 만족해하고, 안 되면 불안해한다. 완전하게 존경받는 것도 사실은 불가능하다. 이런 일련의 생각과 행위는 자기 절대화다.
죄의 기원에 대한 창세기 기자의 설명은 소위 선악과 전승에 잘 나타나 있다. 뱀으로 상징되는 악이 이브를 유혹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너희가 이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에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 3:5). 아담과 이브는 결국 선악과는 취한다. 그 동기는 ‘하나님과 같이 되는 것’이었다. 피조물이 창조자 역할을 하는 게 바로 타락이요, 죄다. 지금도 우리는 그런 유혹을 받고 있고, 반복해서 거기에 넘어간다. 자기를 높이려는 의지는 우리의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이런 의지가 요즘에는 오히려 최고의 가치로 선전되고 있다. 그 결과는 자기 파멸이다. 최선의 경우로 본다 하더라도 그것은 허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죄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 우리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개인이 수양을 통해서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되는 수준이나, 이 세상이 좀더 민주적으로 달라지는 수준이라면 우리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생명의 완성이라는 수준이라면 우리 능력 밖의 일이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만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해결의 길을 마련하셨다. 예수님을 ‘우리를 대신해서 죄로 삼으시는 것’이 바로 그 길이다. 우리를 대신해서 죄로 삼았다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가리킨다. 당시에 십자가 처형은 가장 악독한 죄인에게 내려지는 형벌이었다. 예수님은 죄와 전혀 상관없는 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십자가에 처형당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의’에 이르게 되었다. 죄가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존재론적 세력인 것처럼 의도 역시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배타적 사건이다.
위의 설명은 기독교의 초보다. 세례 문답에서 나올만한 교리다. 그러나 그런 초보 교리를 실제로 이해하는 건 쉽지 않다. 더 많은 질문과 대답이 필요하다. 하나님의 의가 무엇인지,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달리셨다는 사실에 대한 근거는 무엇인지, 우리가 하나님의 의에 이르렀다는 증거는 무엇인지, 예수님을 믿는 우리가 왜 여전히 죄를 짓는 것인지 등등,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기독교 교리는 창조와 구원과 교회와 종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한 부분으로가 아니라 총체적으로 깨달을 때까지 구도적으로 공부하는 게 신앙의 세계에 이르는 최선의 길이다.
<기도>
주님, 사순절, 특히 재의 수요일에 우리는 하나님과의 화목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창조와 종말의 주인이신 하나님과의 화목을 통해서만 우리의 생명이 완성되는 줄로 믿습니다.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