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6, 2020

사순절 묵상(4) / 정용섭 목사

사순절 묵상(4)

정용섭2015

4) 221()

 <본문읽기>

시 25:1-10

여호와여 나의 영혼이 주를 우러러보나이다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의지하였사오니 나를 부끄럽지 않게 하시고 나의 원수들이 나를 이겨 개가를 부르지 못하게 하소서 주를 바라는 자들은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려니와 까닭 없이 속이는 자들은 수치를 당하리이다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기다리나이다 여호와여 주의 긍휼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부터 있었사오니 주여 이것들을 기억하옵소서 여호와여 내 젊은 시절의 죄와 허물을 기억하지 마시고 주의 인자하심을 따라 주께서 나를 기억하시되 주의 선하심으로 하옵소서 여호와는 선하시고 정직하시니 그러므로 그의 도로 죄인들을 교훈하시리로다 온유한 자를 정의로 지도하심이여 온유한 자에게 그의 도를 가르치시리로다 10 여호와의 모든 길은 그의 언약과 증거를 지키는 자에게 인자와 진리로다.

32:1-11

허물의 사함을 받고 자신의 죄가 가려진 자는 복이 있도다 마음에 간사함이 없고 여호와께 정죄를 당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내가 입을 열지 아니할 때에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 주의 손이 주야로 나를 누르시오니 내 진액이 빠져서 여름 가뭄에 마름 같이 되었나이다 (셀라) 5 내가 이르기를 내 허물을 여호와께 자복하리라 하고 주께 내 죄를 아뢰고 내 죄악을 숨기지 아니하였더니 곧 주께서 내 죄악을 사하셨나이다 (셀라) 6 이로 말미암아 모든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얻어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 hi라도 그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 주는 나의 은신처이오니 환난에서 나를 보호하시고 구원의 노래로 나를 두르시리이다 (셀라) 8 내가 네 갈 길을 가르쳐 보이고 너를 주목하여 훈계하리로다 너희는 무지한 말이나 노새 같이 되지 말지어다 그것들은 재갈과 굴레로 단속하지 아니하면 너희에게 가까이 가지 아니하리로다 10 악인에게는 많은 슬픔이 있으나 여호와를 신뢰하는 자에게는 인자하심이 두르리로다 11 너희 의인들아 여호와를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마음이 정직한 너희들아 다 즐거이 외칠지어다.

마 9:2-13

침상에 누운 중풍병자를 사람들이 데리고 오거늘 예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이르시되 작은 자야 안심하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어떤 서기관들이 속으로 이르되 이 사람이 신성을 모독하도다 예수께서 그 생각을 아시고 이르시되 너희가 어찌하여 마음에 악한 생각을 하느냐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는 말과 일어나 걸어가라 하는 말 중에 어느 것이 쉽겠느냐 그러나 인자가 세상에서 죄를 사하는 권능이 있는 줄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하노라 하시고 중풍병자에게 말씀하시되 일어나 네 침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 하시니 그가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거늘 무리가 보고 두려워하며 이런 권능을 사람에게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니라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지나가시다가 마태라 하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르니라 10 예수께서 마태의 집에서 앉아 음식을 잡수실 때에 많은 세리와 죄인들이 와서 예수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앉았더니 11 바리새인들이 보고 그의 제자들에게 이르되 어찌하여 너희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잡수시느냐 12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13 너희는 가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하시니라.

 <집중 묵상 구절>

마 9:12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묵상>

위 구절은 유명한 경구다의사가 필요한 사람은 물론 병든 사람이지 건강한 사람이 아니다전후맥락을 빼놓고 읽으면 뻔한 말씀처럼 들린다이 경구는 바리새인들과의 논쟁 가운데서 나오는 말씀이다.

예수님은 갈릴리 호수 인근에서 활동하고 있었다이곳은 어촌인 가버나움으로 추정된다세관이 있다고 하니 경제 활동도 활성화되었고이동 인구도 제법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예수님은 세관 업무를 보고 있던 마태에게 나를 따르라.’고 부르셨다제자가 되라는 말씀이다처음 본 사람을 부른 것은 아닐 것이다이미 마태가 예수님을 몇 번 찾아갔을지도 모르고아니면 다른 제자가 마태를 예수님에게 소개한 것일지도 모른다

마태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예수님은 마태의 집에 갔고마태는 먹을거리를 대접했는데여러 사람들이 그 자리에 함께 한 것 같다.

예수께서 마태의 집에서 앉아 음식을 잡수실 때에 많은 세리와 죄인들이 와서 예수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앉았더니...(마 9:10)

작은 축제와 같은 정경이 떠오른다거기 모인 이들은 예수와 제자들그리고 세리와 죄인들이다죄인들이 누군지 정확하게 거론되지 않았다당시 유대 전통에 따르면 이방인들은 모두 죄인들이다살인 강도범이나 파렴치범들도 물론 죄인이고난치병에 걸린 사람들이나 귀신 들린 사람들도 마찬가지다요즘 말로 하면 그들은 마이너리티다.

마침 그곳에 바리새인들도 있었다그들도 모임의 일원이었는지아니면 모임 소식을 듣고 감시하러 잠시 들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이들은 제자들에게 예수가 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느냐고 따져 물었다이런 일은 율법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이 의사 운운하신 것이다병든 자로 사는 게 좋다는 뜻으로 이 말씀을 이해하면 곤란하다세리로 사는 게 좋다는 뜻도 아니다바리새인들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다.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을 판단의 기준으로 여겼다그들은 자신들이 모범적인 사람들이라고 확신했다물론 그들은 모범적인 사람들이다경건했고 성실했다당시 유대 사회의 중추라 할 율법 실천에 매진했다다른 사람들로부터도 인정받았다남에게 보일만한 업적이 많았다이것을 신학 용어로 업적 의()라고 한다

이런 삶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남에게 본이 되는 삶은 필요하다문제는 거기에 완전히 사로잡혀서 다른 사람을 자신의 기준으로 재단한다는 것이다예수님은 본이 될 만한 업적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게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구원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닐는지.

예수님의 생각과 논리가 말이 될까억지는 아닐까자기 합리화는 아닐까예수님의 이 말씀을 좀더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면 그 말씀에 이은 13절을 읽어야 한다거기서 호 6:6절을 인용하셨다

나는 긍휼을 원하지 제사를 원하는 게 아니다.’ 

긍휼을 공동번역은 자선으로새번역은 자비로 번역했다루터는 Barmherzigkeit로 번역했다이 독일어 단어는 자비연민 등을 가리킨다어떤 단어로 번역되었든지 핵심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을또는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것을 가리킨다역지사지또는 측은지심일 수도 있다

여기서 긍휼이 제사와 대비되었다제사는 하나님을 향한 것이라면 긍휼은 사람을 향한 것이다예수님이 제사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제사에만 마음을 두고 사람에 대한 연민이 없는 경우를 가리켜 하신 말씀이다.

바리새인들은 연민이 없고 세리와 죄인들은 연민이 많을까이것도 개인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바리새인이라고 모두 율법주의자는 아니며세리와 죄인이라고 해서 모든 휴머니즘이 넘치고 연민이 넘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도 없다그러나 일반적으로만 본다면 그걸 개연성이 높다과부의 마음은 과부가 안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하나님이야말로 우리를 우리 자신보다 더 잘더 깊이더 연민을 갖고 아시는 분이다그게 긍휼이다하나님이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 사람들과 똑같은 고난을 짊어지게 한 것도 그분이 우리에게 베푸신 긍휼이다

우리가 그분의 긍휼을 받았으니 다른 사람에게도 긍휼을 베풀어야하지 않겠는가그런 능력이 우리에게 있을지그런 마음이라도 먹고 있는지.

 <기도>

주님우리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긍휼에 힘입어 우리도 긍휼의 사람으로 살기를 원합니다이게 우리에게 가능한 일인지 확신할 수 없으나그렇기 때문이라도 하나님의 긍휼에 더 깊이 들어가기 원합니다도와주십시오예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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