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은 그 비밀이 감추어진 구약 안에 있고, 구약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나타내시고자 하시는 뜻이 분명하게 나타난 신약 안에 있다. 구약이 그리스도에 관하여 암시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것을 신약은 명백하게 설명하고 있다. 왜냐하면 구약에서는 다만 그 뜻이 숨겨져 모호하던 진리가 신약에 와서 명백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구약의 도덕적 계율은 신약에 이르러 그리스도에 의해 완전케 되었다(참조 마5:17). 구약이 예표한 것을 신약의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셨다(히10:1). 그리스도의 모형인 의식은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 인하여 철폐되었다(골2:17).
구약의 표상은 신약의 진리가 되었고, 더욱이 그리스도에 관한 구약의 많은 예언들은 신약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다(참조 사7:14, 미5:2).
그리스도는 구약에서 종종 일시적으로 前 성육신의 형태로 나타나셨으나(창16장;출3장;수5장), 신약에서는 영원한 성육신의 모습으로 나타나셨다(요1:14).
구약에서 하나님은 율법을 통하여 자신을 나타내 보여주셨으나, 신약에서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생 자체에서 보여주셨다.
구약의 계시는 하나의 상징이었으나, 신약에서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직접 말씀해 주셨다(히1:1-2). 요컨대 구약에서의 구원 약속은 신약에 이르러 그리스도의 성육으로 성취되었다(마1:21).
결국 신/구약 성경이 지니는 주제의 통일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구약이 그리스도의 대망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면, 신약은 그 대망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음을 그리고 궁극적으로 성취될 것을 증거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는 성경 각 부문의 주제
성경은 기본 주제별로 볼 때 여덟 부문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들은 구약 4개 부문과 신약 4개 부문이다.
이들 각 부문의 사상의 흐름에 있어서 일정한 방향이 있는데 구약과 신약이 완전히 평행을 이루고 있다.
1) 율법서에는 하향적 흐름이 있다. 그것은 유대 민족이 오실 그리스도에 대한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선택되었기 때문이다.
2) 역사서에는 그리스도가 오실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외향적 흐름이 있다.
3) 시가서에는 그리스도에 대한 열망에 있어서 상향적 흐름이 있다.
4)선지서에는 유대인의 그리스도 오심에 대한 기대에 있어서 전(前)향적 흐름이 있다.
이와 같은 구약의 4중적 흐름과 완전한 평행을 이루는 신약의 흐름을 살펴보면,
1) 복음서에는 그리스도를 나타냄에 있어서 하향적 흐름이 있고,
2) 사도행전에는 그리스도를 전파함에 있어서 외향적 흐름이 있으며,
3) 서신서에는 신자들에게 그리스도를 해석해 줌에 있어서(승천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상향적 흐름이 있고,
또한
4) 계시록에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향적 흐름이 있다.
결국, 성경 전체는 그리스도 중심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성경의 이러한 구조를 다음의 부문별 개관을 통하여 살펴 볼 수 있을 것이다.
(1) 율법서 - 그리스도께서 오실 기초
성경의 첫 5권은 하나님이 여기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창), 구속(출), 성화(레), 인도(민), 그리고 교훈(신)하셨다는 점에서 그리스도께서 오실 기초를 마련한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통하여 이 세상에 가장 값진 두 선물, 곧 살아 계신 말씀(그리스도)과 기록된 말씀(성경)을 주려고 하신다. 이러한 일의 기초를 하나님은 구약의 첫 5권에서 마련하신 것이다.
(2) 역사서 - 그리스도의 오심에 대한 준비
만왕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선민을 통하여 오시기 위하여는 왕국이 형성되어야 했다. 여호수아의 지도하에 이스라엘 민족은 왕국을 위한 땅을 점령하였다(수). 그후 불완전한 순종으로 인하여 이스라엘 민족은 억압을 받게 되었 (삿). 그러나 민족 내부의 신앙심으로 말미암아(룻) 사울 통치하에 오랫동안 필요로 한 왕국의 견고화(삼상)가 실현되었다. 뒤이어 다윗 왕의 치하에서 왕국이 확장되었다(삼하). 그러나 솔로몬 통치하에서의 짧은 기간의 영광 후에(왕상1-10장) 왕국은 둘로 분열됨을 보게 된다(왕상11-22장). 결국 북왕국 이스라엘은 타락에 이르렀고(왕하1-17장), 남왕국 유다는 국외 추방을 당하게 되었다(왕하18-25장).
역대기는 제사장적인 관점에서 사무엘 선지자와 열왕들의 예언적인 역사를 개관하고 있는데, 성전의 손실(대상)과 최후 파괴(대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섭리적 손길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있는 택한 백성을 보호하시고(에), 성전을 회복시키시며(스), 나아가 국가를 재건하시는(느) 것에서 증거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파란만장한 구약의 역사는 바벨론에서 귀환한 <남은 자>들이 오실 구속자를 기다리는 것으로 끝난다.
(3) 시가서 - 그리스도의 오심에 대한 열망
이스라엘 백성들의 시적(詩的) 열망은 모두 과거의 역사적 환경에서 생긴 것이다. 고난을 당할 때 그들은 “양척(하나님과 인간)사이에 손을 엊을”(욥9:33) 누군가의 중재를 열망하였다. 이것은 중보자 되신(딤전2:5) 그리스도에 대한 열망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하여 볼 때 영적 교제에 대한 열망(시편)이 있었다. 이것은 후에 그리스도에게서 성취된 메시야적 시편에서 꽃을 피웠다.
또한 지혜에 대한 열망(잠언)은 마침내 하나님의 지혜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다(골2:3). 궁극적인 만족을 추구하려는 철학적인 열망에서 지혜자가 깨달은 사실은 그러한 만족이 하나님과 ‘한 목자’(전12:11,13)에서 비롯된 진리들에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의 연합에 대한 갈망(아)은 마침내 그들의 영혼을 사랑하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다.
요컨대, 시가서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이스라엘의 영적 갈망은 그들이 은연중에, 그리고 때로는 심지어 무의식중에 열망하던 그리스도에게서 성취되었다.
(4) 선지서 - 그리스도의 오심에 대한 대망(待望)
저술 선지자들은 도덕적 권면과 더불어 이스라엘의 메시야 대망을 계속 불러 일으켰다. 초기 선지자들(호세아, 요엘및 아모스)은 그리스도에 의한 국가 회복의 소망을 주창하였으나, 이사야와 미가 선지자는 그 범위를 넓혀서 그리스도를 통한 범세계적 구원을 선포하였다. 반면 오바댜, 요나, 나훔, 하박국 및 스바냐 선지자는 그리스도의 징벌이 사악한 민족들에게 내리도록 비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스라엘 민족의 국외 추방(70년간의 바벨론 포로) 직전에 예레미야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장차 하나님의 언약이 재확인 될 것을 상기시켰는데, 그 재확인은 그리스도에게서 이루어질 것이었다.
바벨론 포로 동안에 이스라엘 백성은 그리스도에 의한 영광스러운 회복(겔)뿐만 아니라 그의 왕국에서 이스라엘이 차지하는 정치적 전망(단)을 상기시켰다. 바벨론 포로 후 학개와 스가랴 두 선지자는 그리스도를 통한 이스라엘의 종교 회복을 선포하였고, 말라기 선지자는 그리스도에 의한 도덕적 재건의 필요를 지적하였다.
(5) 복음서 - 그리스도의 현시(顯示)
구약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대망은 신약에서 그리스도의 성취가 되었다. 복음서에 보면, 이 성취는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역사적으로 나타나심으로써 시작되었다. 그리스도의 현시는 4중적이었다.
마태복음에서 그리스도는 유대인들에 대한 그의 주권(왕으로서)으로 현시되었다.
마가복음에서 그리스도는 로마인들에 대한 그의 사역(종으로서)으로 현시되었다.
누가복음에서 그리스도는 그리이스 사람들에게는 그의 완전한 인성(인간으로서)으로 현시되었다.
그리고 요한복음에서 그는 전세계에 대한 그의 신성(하나님으로)으로 나타나 완성되었다. 이러한 메시야의 성육신은 구약의 그리스도 대망의 완성이었다. 하나님이 인간 역사 속에 들어오심으로써 구약의 소망은 신약에 이르러 실재가 되었다.
(6) 사도행전 - 제자들의 그리스도 전파
복음서에서 그리스도의 역사적 현시는 팔레스타인에 제한되었다. 그러나 사도행전에서는 세계적인 그리스도 전파가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1장-6장) 주변의 유대(7장), 사마리아(8장), 그리고 마침내 전세계(9장-28장)로 확산되었다. 즉 복음서에서의 그리스도의 역사적 현시는 사도행전에서 제자들에 의해 세계적인 그리스도 전파로 진전되었다.
(7) 서신서 - 그리스도를 해석하고 적용함
복음서는 역사적인 그리스도의 도의 현시(주: 나타내어 보이심)를, 사도행전은 세계적인 그리스도 전파를 다루고 있으나, 서신서는 믿는 자들을 위하여 그리스도를 교리 적으로 해석하고 실제적으로 적용하는 내용이다.
교리를 다루고 있는 바울의 서신서들 각각의 특정한 주제를 발견하는 관건은 ‘그리스도 안에’라는 표현이다.
각 서신서에서 이 표현이 가장 먼저 사용되기는 언제나 각 서신서 안의 해석상의 주제인 단어와 관련하여 사용될 때이다.
예를 들면, 로마서에서는 로마서의 주제가 되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속(3:24), 고린도전서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화(1:2), 고린도후서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환희 혹은 승리(2:14)가 그것이다.
갈라디아서는 믿는 자가 누리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2:4)를, 에베소서는 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승귀되고 그 결과 그리스도와 일체를 이룬다는 것(1:3)을 나타내 주고 있다.
빌립보서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도들의 자랑(기쁨)(1:26)을, 골로새서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완전(1:28)을 말해 주고 있다.
데살로니가전서에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재림에 대한 소망(1:28)이 있고, 데살로니가후서에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도들의 장래 영광(1:12)이 있는데, 그것은 주님이 재림하실 때이다.
디모데전서는 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신실할 것(1:14)을 권면하고 있고, 그리스도 안에서 확고부동함(1:13)은 디모데후서의 주제이다. 디도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견실하게 생활 할 것을 권면하고 있고(1:9,2:1참조), 빌레몬서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선행(구제)(6절)을 교훈하고 있다.
바울의 서신서는 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해설하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는 데 반하여, 공동 서신은 그리스도를 따르라는 권면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 완전함에 나아가라는 권면(히6:2), 지혜(약1:5), 순종(벧전1:2)및 그리스도 안에서의 정결(벧후1:9)에 대한 권면이 있다. 사도 요한은 교회들에게 권면하기를 , 그리스도와 더불어 교제하고(요일1:7),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를 행하는 일을 계속하며(요이4절), 그리스도를 위하여 수고하라고 하였다(요삼5-8). 유다는 신자들에게 권면하기를, 단번에 주신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의 도를 위하여 싸우라고 하였다(유3절).
(8) 계시록 -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완성됨
성경의 마지막 부분은 모든 것이 어떻게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는 지를 보여준다. 그를 통하여 모든 것이 창조되었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이 그 최종적인 완성을 향하여 인도된다. 그리스도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요 알파와 오메가이시다. 복음서에서 그는 그의 백성에게 선지자이시다. 사도행전과 서신서에서 그는 그의 백성을 위한 제사장이시며, 계시록에서는 그의 백성을 통치하시는 왕이시다.
그리스도를 위한 기초가 구약의 첫 5권에서 놓여졌는데 반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완성되는 것을 성경의 마지막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지구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은 그리스도의 통치로 끝이 난다. 계시록은 인류 역사가 그리스도의 인격(1장)과 소유(2장-3장)및 이 세상을 정복하시려는 계획(4장-22장)에서 최종적으로 완성됨을 밝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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